자연지

삽교호 남원천

그 이름만 들어도 왠지 고향의 푸근한 기분이 드는

하천 가운데 하나가 삽교천이 아닐까 싶다.

예당 평야가 있는 충청도 지역의 쌀이 익는

널띠 너른 들판을 적시며 지나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드는 물길이다

삽교천(揷橋川)은 충청남도 홍성군 장곡면 오서산 자락

홍동 저수지에서 발원하여  북쪽으로 흐르면서 마을과 평야에 젓줄처럼 흐르다가

삽교호 방조제를 지나 아산만으로 흘러드는 하천이다

충청도에서 가장 넓은 예당평야를 품은 하천에 걸맞게

길이 61㎞, 유역면적 1619㎢에

금마천·효교천·남원천·무한천·곡교천 등

18개의 지류하천을 지나는 커다란 물줄기이다

금요일 오전

1박2일 선배님과 솔바람소리님과의 통화에서

토~일요일 비가 많이 온다는 예보가 있으니

"금요일 저녁 출조하여 토요일 오전에 빠지자"라고

합의를 보고

오후 집에서 먹거리를 꼼꼼히 챙기고

삽교호로 출발합니다

포인트에 도착하니 바람이 다소 불고

"쩐프로님" 포인트에는 세분이 나란히 앉아 낚시중이시다

물색은 아직까지 그다지 나쁘지 않고

포인트 마다 앉은 꾼들은 붕어의 손맛을 느끼고 있다  

꾼들이 많지는 않지만 좋은 포인트는 모두 앉아

낚시를 즐기고 있어 최하류를 둘러 본다 

다리 밑에 두 분이 낚시하고 계셔서

조황과 포인트 여건을 살피고자 다가가서

"사장님 조황이 어떻습니까? 여쭈어 보니

일면식도 없는 조사님이 

"일산꾼님 아니세요" 그러면서

화보조행기 잘 보고 있다면서

반갑게 "같이 사진 한번 찍자" 그러신다

"만나서 반가웠고 화보조행기 열심히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두분 조사님 포인트는 약간 흙탕물이나 수심이 1m 정도 나와

오른쪽에 낚시대 펴고 수심을 재어보니 3.2칸에 40cm도 안되어

포인트 이동을 결정 

금요일이라 꾼들은 많지는 않지만 

적당한 수심 1m ~ 1m 50cm 정도의 포인트에는 꾼들이 포진하고 있다

할수 없이 다시 중류로 올라와

"쩐프로님"에게 전화해서 포인트를 물어보니

"석축 제일 왼쪽 3자리 정도는 괜찮다"고 하여

오늘 꾼의 포인트로 결정하고 장비를 셋팅한다 

간단하게 6대 셋팅

석축이라 짧은대는 밑걸림도 걱정되고

수심이 석축 우측보다 깊다하여 3.6~4.4칸대로 셋팅

 오늘 꾼은 양바늘 낚시로

지렁이와 글루텐 낚시를 즐기고자 한다

편하게 지그재그로 지렁이와 글루텐을 끼우고

입질 빈도를 비교한다

밑걸림은 전혀 없는데

문제는 수심이 너무 깊다

2m50cm ~ 3m의 수심

 평소와 동일하게 채비를 셋팅하고 포인트마다 던져 보는데

유속이 아주 심해 찌가 하류로 약 1m 식 이동하여 안착되고

안착 후에도 계속 잠긴다

 핀클립에 스냅오링 0.2g을 추가해도 해결이 안되어

성 대표님의 "전남 장흥 고읍천 편-물 흐름이 있을 때 대처하는 방법" 에서 배운 것을 적용하여

스위벨과 황금봉돌의 위치를 바꾸거나

아랫목줄을 짧게하여 마치 원봉돌 채비처럼 만들어 던진다

채비를 던져보니 상류에서 하류로 찌가 이동하나

안착 후에는 더 이상 잠기지 않는다

1박2일 선배님은 조금 더 하류쪽(수심 1m 30cm)에 자리 하였고

솔바람소리님은 꾼의 오른쪽에 자리한다 

모두 장비가 셋팅되니 해가 진다

해가 지는 시간

순간 순간 변하는 변화무쌍한 자연의 색을 보며

꾼은 낚시는 뒷전이고 그저 넉놓고 바라만 본다

 맑고 청색의 하늘

이 풍경에 한 주의 삶을 돌아보고......

붉은색의 하늘

갑자기 어두워 지면서 노을을 보여주는 색

 또 다시 청색과 붉은색의 조화를 보여주는 하늘

 이 풍경에 꾼은 한 주의 피로를 걷어내고.....

지는 해와 물속에 비춰진 노을빛 색

이 풍경에 꾼은 비로서 안식을 얻는다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족발에 소맥 한잔하고 있는데

4.4칸 쌍둥이 오월이가 몸통까지 올라오고 짜빠진다

그냥 바라 보고 있는데 찌가 점프하여 옆의 찌를 넘어간다

챔질하니 9치

 밤낚시를 즐기지만

수심이 너무 깊어서 인지 한 ~ 두번의 입질을 받는다

찌올림은 모두 몸통까지 다 올라온다

지렁이만 입질한다

찌가 올라와 챔질하는 순간

앞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는 돌판에 비까지 내려 미끄러워 꾼의 큰 체구가 앞으로 쏠리면서

모든 낚시대, 섭다리와 함께 물속으로 꼬끄라 진다

머리가 물쪽으로 기우러져 일어설 수가 없어 솔바람소리님에게 도움을 요청하니 뛰어와 끌어내 준다

그런데 꾼의 모자를 줍다가 솔바람소리님도 물속에 풍덩~~~

다행이 두 사람 모두 다친데는 없고 낚시대 정비하니 3.6칸대 손잡이가 바스러져 있다

"오늘 비싼 낚시하네"

 1시경 간단한 야식을 하고 차에서 휴식을 취한다

어제 내리는 비는 점 점 많이 내리고 아침 5시까지 내린다

비를 피해 하루 일찍 들어왔는데 ㅋㅋ

구라청

 물은 밤새 더 불어서 찌를 약 25cm 더 올리고

물은 흙탕물로 많이 변해 버렸고

유속은 아주 심하다

 찌만 안착되면 오월이는 몸통까지 올라오고

 글루텐 보다 지렁이가 여전히 우세하고

4.4칸 찌를 회수하여 찌 높이를 조정하고자 원줄을 당기니

 3번대가 "똑" 소리를 내며 부러진다

"오늘 엄청 비싼 낚시하네"

수업료가 비싸지만 꾼은 또 하나 배운다

"수심이 깊을시 찌높이 조정 때에 낚시대를 뒤로 빼어 낚시대가 너무 휘지 않게 하라"

 찌가 흘러 글루텐을 모두 지렁이로 교체하여

미끼 이탈을 방지하고

 흙탕물은 더 심해지고....

 바람도 불어 온다

그래도 찌는 하늘 높은 줄 모르며 쏫아 오르고 붕어는 나온다

입질이 들어오는 상황이어서 접기가 아쉽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만족하고 장비를 정리한다 

"자연은 자연으로 돌려 보내고"

참으로 바쁜 낚시였다

늦은 시간 도착하여 포인트 살펴본다고 시간 허비하고

일차 포인트 선정 후 다시 포인트 이동

유속에 대비한 채비 재 정리

비 속에서 낚시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한 넘어짐

2번에 걸쳐 낚시대 부러짐

사고가 끊임없이 이어진 하루였네

그래도

다치지 않고 멋진 조우들과 자연의 조화에 빠져

재미나게 낚시한 하루였다

즐거움을 같이 나눈 1박2일 선배님과 솔바람소리님에게 고맙고

좋은 포인트 소개해 준 쩐프로님에게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일산꾼@이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