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지

  엘리어트의  가을 낚시여행 - { (  을수골 일탈 낚시 ) - 편 }

(  계류 낚시... )

바람기 하나 없는 주말 오후  굵은 바리톤 음성으로  강변을 달린다. 청람빛 물감을  쏟아 부울 것 같은
 하늘 끝으론 강물이 흐르고  발목에 잠기는 그리움만이  걸림돌로 내려 앉는다.
같이하는 동료들과 들뜬 기분으로 이야기 나누다 보니 깨금질로 찾아드는 지난 젊은 시간들
 이제는 아쉽지만, 추억이라 이름지우고 싶다

 가을은 꾼들에게는 1년에 몇차레 주어지지 않는 대붕 붕어를 만날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기도 하지만 매년 이만 때 쯤이면,

붕어 낚시가 아닌 계류 낚시와 단풍을 즐기며 짧기만한 가을 하루를 보내는 것이 정례화되다 싶이 해서 가을이면 꼭 한 두번 바다나

단풍 좋은 가을산 계류를 찾는다.

  회색빛 도시에서 정형화된 삶을 살다보면 사람의 마음조차 회색빛 시멘트 처럼 굳어감을 느끼게 되는데 가끔이라도 이런 여행을 하면서

  감성적인 풍경을 보기도 하고 계절을 느끼면 다소나마 단단해졌던 마음이 풀어지는 듯해서 참 좋다

 올해는 예년의 방법 보다는 보다 색다른 방법으로 계류 낚시를 즐겨보기로 하였는데 예전 같으면 천렵과 대낚을 이용한 낚시를 하였는데

올해는  생소하지만 플라이 낚시와 루어로 계류 어종을 낚으며 즐겨 볼 생각이다.

오염되지 않은 순수의 강원도 오지에 있는 가을산에는 아름다운 단풍과 더불어 사는 정겨운 풍경을 볼수도 있고 지금 시기에는 가을 산 열매와 야생화 버섯 같는

것을 만날 수도 있다.

  낚시라고 하면 오직 붕어 낚시만이라고 생각하는 우리 일행들에게 가을산 계곡에서 플라이 낚시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한 편의 어설픈 코메디 같을 수도 있지만, 일행들은 흔쾌이 한 번의 일탈도 즐거운 여행이 될것 같다고 하며 흔쾌히 이번 가을 여행에 합류하였다

하여간 이번 가을 여행은 붕어 낚시 장르를 벗어난 일종의 가을 바림끼 같은 조행이 될 듯하다

차창 밖에서 기다리는 가을을 따라 강원도를 내달려 본다. 

  새로 생긴 서을-양양간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인제 IC를 나가기전 내린천 휴계소를 잠시 들려 본다.

내린천 -> 미산계곡 -> 을수골로 이어지는 가을 여행인데

대개 오대산과 방태산 자락은 10월 중순 쯤에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데 이때 이곳을 찾아가면 정말 황홀한 가을의 진수를 볼수있다

  이곳의 가을 산에 오르면 자연산 다래와 마가목 열매, 오미자 열매같은 것을 쉽게 구경할 수 있다.

 다래나무가 많은 곳 아래를 흐르는 시냇물에는 나무에서 떨어진 다래가 지천이기도 하다.

   우리의 최정 목적지는 미산계곡의 위쪽,  즉 내린천의 최상류인 "을수골"인데 날씨가 좋으면 텐트 야영을 하던가 아니면 산장을 빌려 하루를

보내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다.

드난살이에 서러운 육신  아직도 등짐이 버거운데  푸석이는 갈바람 소리 들으며  일어서야 하는 나날,
후미진 내 삶의 어느 골목쯤  쓰산한 체온 실어,  저리고  낡은 뼈마디 잠재울 하루 정도의  안식처로는 아주 그만인 듯하다

을수골의 가을 단풍과 맑은물의 계류는 정말 아름답다.

 소음과 매연의 아수라 너머로  아득한 가을산이  떠오르고  인도와 차도가 구분이 되지 않는  도시의 길 위로  폐차 상태의  자동차와

 사람들이 엉기고  복제품과 불량품들이 헌꺼번에 흥정되는 생업의 나날이  이데올로기와 인종간 충돌하는

 소란 속에 뒤엉기는 난장판의 순간이 존재하지 않는 순수의 땅으로 한 번 들어가 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으리라 생각하고

떠난 여행길...

 프로스트 시인의 오솔길이 연상되는 가을 산길을 지나기도 하고

 중간중간 미산계곡의 맑은 소 아래로 노니는 큼직한 물고기의 움직임에 마음 조이기도 하며

 다음을 예약하는 마음의 포인트를 담아두기도 하며 지나는 가을 산길은 감성과 낭만이 넘친다

      미산계곡의 잘 알려진 포인트가 있는 보

그 맑은 물 앞 백사장에  덧없이 앉아있는 꾼들의 모습을 보면, 너무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구비구비 사행천으로 흐르기에 볼것도 많고 감춰진 곳도 많은 미산계곡의 가을 풍경이 정말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

 낚시가 아닌 천렵을 하여도 한 두 어 시간 노닐고 나면

 가을에야 제맛을 낸다는 가을 매운탕거리는 충분하게 얻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23

 내린천과 미산계곡을 거처 "살둔 마을"을 지나 구룡령 바로 아래에 있는 칙소폭포 입구에서 "별고을" 지기를 우연히 만나 생각지도 않게

텐트 야영을 미뤄두고 산장을 아치트로 하는 상황이 되었다

 산장 앞에 주차를 하고 일단 방으로 들어가 여장을 푼다

    야영보다 산장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산장 앞에 있는 소에 밤낚시로 낚아내는 산메기(미유기) 낚시에 대한 즐거운 추억 때문이었다

 바람끼 낚시의 3 총사,   황박, 베스트, 성초

을수골에 도착 후 2시간 여의 여독도 풀겸 차 한 잔의 시간을 가진다

 서을 -양양간 고속도로는 강원도 산악지대를 통과하는 구간이라 터널이 수십개는 되는 듯했는데 아직도 정신이 얼얼한 느낌이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보기 어려운 아름다운 가을 풍경과 오지 마을을 구경하고 오느라 그리 지루함은 없었다

            예전엔 강원도 산마을 사람들의 구황식물이었던 곤드래 나물이 가을이 되면 이리 멋진 꽃을 피운다,  이곳 산에는 자연산 곤드래도 많은 듯하다

 지난해 미산계곡 보 위의 포인트에서 가을밤 하루 낚시에 모래무지, 마자, 열목어,어름치, 꺽지, 돌고기 등 정말 많은 종류의 물고기를 낚으며

멋진 가을밤을 보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가을이 짧지만 않다면 이번에 못한 텐트 야영을 하면서 멋진 추억을 만들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놈의 시간들은 왜이리 빠르기만 한지...

우리가 하룻밤 지낼  산장 위로 조금만 가면 아름다운 가을 소로가 나오며 이 소로를 지나면 계류 포인트가 지천입니다

밖에서 볼 때는 그리 깊지 않은 듯하지만 실제로는 2미터가 훌쩍 넘는 깊은 소도 여러 곳입니다

을수골 계곡을 오르다 보면 가을 풍경에 잘 어울리는 빨간 열매가 보이는데 이것이 마가목이라고 합니다

우리 몸의 세포나 세포막 안에 들어 있는 DNA 유전자 이런 것을 손상시켜 피부 노화, 당뇨, 고혈압 등의 유발하는 활성산소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합니다
마가목 속에 풍부한 성분 중 하나가 이 활성산소를 줄여주는 플라보노이드라는 성분입니다, 이번 산행에 마가목 열매나 조금 채취할까 합니다

 을수골 별고을 산장 입구

 가을 속에 뭍혀있는 산장의 분위기도 아주 좋은 것 같습니다

 도착하자 마자 낚시 준비를 하고 있는 일행들

 별고을 산장, 우리가 하루 지낼 방 안 모습

      바람난 낚시꾼 3인방의 즐거운 한 때

시월 하늘에   이름 모를 산새 울어  산천의 적막을 털어내는 한낮  앉은뱅이  구절초가  아는채 손을 내민다
 차마 손잡을 수 없구나 친구여  세속에 찌들어 냄새나는 내 손이  그대를 더럽힐까 두렵다...^^

      어느 정도 준비를 미친 일행이 낚시를 위해 출정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

        전혀 어울리지 않은 계류꾼의 모습이지만 가을 오솔길을 걸어가는 모습은 보기 좋습니다

 황박 아저씨의 서툴기만한 플라이 낚시 장면입니다

 꺽지 루어대를 든사람, 플라이 낚싯대를 든사람 단풍의 색깔처럼 가지가지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통 계류 낚시인의 모습은 이런데  우리 일행은 전혀 아닙니다 ^^

 가을 폭포의 아름다움

넘쳐나는 계곡물 위로 힘차게 플라이 줄을 날려 봅니다.

4g 스피너 꺽지 루어미끼를 장착하고 열심히 해보는 베스트님

   황박님 낚시 모습

높은 바위 위에서 스픈 루어를 던져보는 성초님 낚시 모습

   정통꾼들과는 장비도 그렇지만 조과에서도 많이 떨어집니다.

5~10분이면 한 마리씩 낚아내는 정통 계류꾼 

     간혹 걸리는 꺽지외에는 소득이 없는 상태

     조과가 없어도 가을 산 계류를 오가며 보내는 시간 자체가 즐거움이고 조과인 듯

     던지는 시간보다 엉킨 플라이 줄 푸는 시간이 더 많은 황박님의 분투하는 모습

     가끔씩 보이는 다래와 머루를 간식으로 보내는 가을 시간은 너무도 즐겁기만 하다고 합니다

 드디어 성초님이 한 마리 올렸습니다. 칡소 폭포를 거스러 올라온 열목어 같아 바로 방생 하였습니다.

    황박님은   아직도  황~~

      헤매는 건 베스트님도 마찬가지..

 성초님은 3~4마리 정도 낚은 것 같습니다

    제버릇 남 못준다고  붕어 채비를 꺼내 들었습니다

   물흐름 때문에 끝보기, 미끼는 구더기,  낚이는 어종은  버들치, 쉬리, 갈겨니 같은 계류 어종입니다.

 아마도 밤에는 지렁이 미끼로 산메기가 좀 낚일 듯합니다

열목어는 방류하고 꺽지같은 어종만 살림망에 보관

벌목꾼과 비스므리한 모습으로 철수하고 있는 일행의 뒷모습

가을 아름답게 채색된 계곡을 지나

   산장으로 돌아갑니다

 을수골 별고을 산장 입구

    성초님과 황박님이 저녁 식사 준비를 하는 모습

    성초님의 음식 조리 솜씨가 보통이 아닌 듯

  숯불로 달구어진 석쇠 위에 고기도 굽고

  산장지기의 배려로봄에 채취해 저온 저장 시켜 두었던 때아닌 두릅나물도 맛 보았습니다.

    저녁 식사 후 약간의 휴식 시간을 가진 후 다시 밤낚시에 도전한다고 합니다

 3칸남짓한 대낚시를 준비하고 개울가로 나선 황박님과 성초님의 밤낚시 모습

10월이라 밤공기가 제법 차갑게 느껴집니다.

 수온이 내려가면 계류어종의 활성도가 현저히 줄어든다고 합니다

 어렵살이 첫수로 낚은 산메기

 그래도 산메기가 낚이긴 합니다

     을수골 별고을 산장의 이름처럼 밤하늘의 별이 정말 아름답게 보입니다

별고을 산장의 밤풍경

 약간의 분위기 업과 한기를 피하기 위한 모닥불

 붕어 채비로 계류에서 낚시를 하자니 결코 쉽지 만은 않은 낚시가 되었습니다 .

모닥불과 분위기 속에 깊어가는 가을밤

그렇게 밤이 지나고 날이 밝아 오고 있습니다.

 아침 시간에 다시 도전

   전문 루어꾼들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가을이 깊어가는 어느 주말의 일탈 낚시는 이제 막을 내려야 할 시간이 된 듯합니다

철 늦은 구절초 수줍은 듯 이제 또다른 계절을 예고하는데  바람은 작은 몸짓으로  들꽃들은 가을 옷을 벗고 겨울로 가려하네
 휴가를 마친 행락객들이 하나 둘 자리를 떠나고 우리도 이제 낚시 배낭을 챙겨야 하는 .... 모두들 어디론가 떠날 채비에 바쁜  북촌의 가을산 계곡
산행을 마치고 내려가는 배낭을 진 여인의 뒷덜미에서  또 다른 계절을 본다.

 해보지 않았던 영역으로 다가섰던 한 번의 일탈...

  생소했지만 생각외의 즐거움도 있었기에 1년에 한 두 번 이런 낚시여행은 해보란 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모했지만 그 무모함 속에서 다른 가능성을 찾기도 하였던 이번 여행은 살아가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다음주면 이곳의 단풍이 절정에 이를 것 같지만 내년을 기약할 수 밖에 없음이 안타깝기만 합니다.참고로 을수골의 단풍은 10월10일을 전후 해서가 적기라 합니다.

수많았던 붕어낚시 출조보다 이 한번의 엉뚱한 출조가 훗날 마음에 더 오래 남아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낚시꾼보다 약초꾼이나 벌목꾼에 더 가까운 모습으로 즐긴 낚시였지만 바깥 모습에 집착하지 않는 일행들의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가을이 핵분열을 일으킨 듯한 "을수골"의 멋진 하루를 추억이란 앨범에 잘 기록해두고 이제 다시 왔던 길를 되돌아 가려 합니다

붕어는 아니지만 언제나 푸짐한 조과를 선사해 준 미산계곡의 포인트들도...안타까움이란 형용사로 마무리할 수 밖에 없음이 야속하기도 합니다

 여지껏  지내왔던 길섶에서  되집어 가야하는 시간의 굽이가  먼 발치로부터 밀려드는 어둠은  내게 그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것일까
 계절이 떠나는 거리에선  떠나는 이들의 모습보다  남아 있는 이들의 눈빛이 더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며 을수골을 떠난다.

은하철도 999의 철이와 메텔이 생각나는 밤하늘의 별이 있는 곳

 흐르는 강물처럼의 장면들이 생생하게 남아 있는 곳

 그 영화의 장면을 떠 올리며 스스로 "브래드 피트"가 되어 볼 수도 있는 곳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단풍 구경을 빙자한 낚시를 할 생각이 있으신 꾼들은 찾아가 보시기 바랍니다.

아직은 남아 있을 가을의 체취를 한번 쯤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추억의 내린천 발원지인 을수골의 시냇물은 가을을 따라 면면히 흐르지만,  내 또 다시 오리라는 기약을 건네지 못함이  못내 아쉬운 걸음 뿐이네
 말 못할 그리움이 타오르던  목숨 다한 각혈의 가을 산은  강물이 되어 깊은 설움 안고 흐르는데  내년  구절초가 다시 필 때쯤이면
 내 가슴앓이  허물고  추억을 만날 수 있으리라는 바람을 가지며 일탈에서 본연으로 회귀합니다

   돌아가는 여정길은  을수골 -> 미산계곡 -> 내린천으로 역행하는 길인데 이조차도 멋진 가을 여행의 한 부분입니다

 내마음에도, 차창에도 온통 울긋불긋 가을은 물들어가는데 현실에 가려 순수 자체의 모습을 보지 못하는 우리는 언제쯤이나 가을 단풍의

순수를 닮을 수 있을련지...

이제 이곳도 예전의 순수를 어느 정도 잃어버린 상태,  초입까지 팬션 같은 상업성 건물들이 들어오고 있어 아쉽기만 합니다

서울-양양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단축되어진 거리 때문인지 모르지만 많은 분들이 미산계곡 부근의 캠핑장을 찾는 모습도 특이합니다

    모래무지가 잘 낚이는 곳으로 유명한 미산계곡 보 아래 포인트,  내년에는 이곳을 한 번 찾아볼 생각입니다

 3둔4가리 중 한곳인 살둔마을의 가을 풍경

  잡는 낚시에서 보는 낚시로 의식이 많이 바뀐 것은 분명 나이 탓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즐기는 낚시 문화의 뒷모습에 비추인 비양심과, 나태와 부조리한
낚시문화의 껍질을 찢어내려한는데 우리는 인색하기만 하다.  낚시라는 취미생활 안에서 행동하고 있는 우리들만의 낚시에 대한 생생한 주체적 승화를 구체적으로
 이룰 수 있는 노력과 책임이 결부된 낚시 문화를  조화롭게 이루워낼 수 있을 때 우리는 참다운 낚시라는 취미 생활과  이성의 조화를 맛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며 늦가을 일탈 낚시를 마칩니다

어짜다 보니 가을 끄트머리가 되어버린 10월 어느날 단풍을 겸한 낚시여행을 구상하다 찾은 "을수골"의 현란하지만  한적한 계곡을 찾은 낚시 여행은

 좋은 경치와 생각 밖의 조과에 평소 출조를 같이 하는 조우들과 즐거움을 같이한 의미 있는 여행이었습니다.

 마음을 어느 정도 비운 여행에서 뜻하지 않은 조황과 멋진 풍경들은 우리 일행들에게 오래토록 잊지 못할 즐거운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동행 출조를 해주신 조우 베스트님,성초님,황박님, 그리고 은은한 커피향을 전해준 청양초 선배님께 고마움을 전하며 낚시 여행을 마칩니다.

E-mail : bungnet@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