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지

    엘리어트의  낚시여행 - { (  여름 강붕어 낚시 ) - 편 }

(  여름 강붕어 낚시... )

불쾌지수가 혈압을 오르게 하는 금요일 오전,  다가올 오후 주말을 위해  나름 그럴듯한 상상의 날개를 펴보며  아름다운 예감을 했었지
 오후가 되니 오전에 행한 일들이 허무하고 어리석었던 반나절,  상상의  아름다운 오후는 잘못된 그 시간을 아쉬워하며
 또 시간을 버리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을 할까 망설이다  자꾸만 피해 가는 저 시간을  잡는 게 일 인듯하다.

         「갈수기」  해마다 6월이면 겪는 일이지만 그때가 지나면 지독한 건망증으로 잊어버리고 마는 6월의 갈수기, 우리 꾼들에게는 방황의 계절이고 고난의 연속인 시간이다

 옛날 가난했던 시절 끼니 걱정하던 것처럼  계획이 전혀 서지 않는 주말 출조지 선정 때문에 주말이 가까워지면 괜시리 불안해지고 바삐진다

 낚시 장르나 마음을 조금만 비우면 바다나 계곡을 찾아 천렵이나 바닷고기를 낚을 수도 있는 일인데 그놈의 "붕어"가 무엇인지... 일편단심 붕어만 찾으니 말이다 

   주중에  지인과 전화 통화를 하다 우연히 얻게 된 배수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강가 근처에 있는 몇 개의 둠벙 이야기는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었다

 하지만 들은 이야기로 알고 있었을 뿐  그곳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가 전무한 상태

 하지만 뾰쪽한 대안이나 방법이 달리 없는 상태고 선택의 여지도 그리 많지 않아 몇몇 조우와 함께 일단 부딪혀 보자는 쪽으로

방향이 섰다.

  6월 어느 주말 이렇게 대책 없고 무모한 조행은 이렇게 시작된다. 일단은 목적지로 가보자 그곳에 도착해서 상황을 보고 그 자리에 주저앉던지 아니면 인근의 또 다른

장소를 물색하는 것으로 말이다

   주말 오후 목적지를 향해 가면서 강변에 펼처지는 아름다운 경치며 그곳에서 낚시하고 있는 반가운 모습들도 간혹 눈에 띈다

 강가 숲 그늘에 주차하고 강가에서 천렵을 즐기는 사람들도 제법 있는 것 같았다

      강변에 피어 있는 메꽃의 아름다운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푸른 강물 위에 수줍은 듯 떠 있는 찌 톱의 모습 조차도 내게는 아름다운 꽃처럼 보이니 중중 환자임에 틀림 없는 듯하다

토착 외래종인 개망초도 이제는 떡붕어의 경우처럼 우리에게는  그저 일상의 우리 야생화로 다가온다

     강에서 물이 넘처 흐를 때 만들어진 본류와 연결되어 있는 샛수로 형태의 낚시터인 듯한데 이곳에서도 곧 잘 붕어가 낚인다고 한다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생초본인 엉겅퀴는 한방에서는 '大薊(대계)'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가시가 크다' 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지인에게 건네 받은 네비게이션 상의 주소에 의지해서  상상 속의 둠벙을 찾아가는 길입니다.  오솔길 분위기도 좋습니다

    험난한 여정 끝으로 벌판 한 가운데 감추어진 둠벙에 도착했습니다

7천 평 정도의 소류지 비슷한 둠벙으로 낚시하시는 분들이 별로 없습니다

 군데군데 낚시하였던 흔적이 보입니다

분위기만은 주말에 상상했던 모습 이상입니다

 일행들도 분위기에 만족해하며 기대감을 가지고 저마다 마음에 드는 포인트로 찾아가 채비 준비를 합니다

둠벙 앞에 있는 야트막한 산등성이가 있어 그늘이 많이 생겨 낮에도 낚시하기에 편할 정도로 시원합니다

베스트님은 주차히고 바로 낚시가 가능한 곳에 자리합니다   (노인네 티내는 듯)

 정말정말 시작은 아주 그럴 듯했습니다. 분위도 좋고 포인트도 마음에 드는...

 저 역시 주차하고 바로... ^^  낚시와 촬영이 동시에 가능한 자리에 은폐가 가능한 밀리터리 텐트를 설치했습니다

 로또 맞은 느낌이지만 시간이 지나봐야 되겠지요

  상류 모래톱에는 일행인 칠복이님이 자리했습니다

기대감 가득한 오후에서 밤으로 가는 시간입니다

  노을이 집니다. 언제보아도 아름다운, 나이가 들어 이제는 슬프게 아름다운...

   모네라는 화가의 풀밭 위의 식사가 생각 나는 풍경입니다

 황소개구리가 주도하는 야상곡이 호숫가를 적십니다 소쩍이, 황소개구리, 풀벌레의 합중주.. 멋집니다

  한여름밤의 꿈이 실현되기를 빌어 봅니다

한밤에 나온 한마리의 붕어  그나마 포즈 취하다 떨궈버립니다

밤새 안녕이라는 말로 표현되는 새벽이 찾아 왔습니다

   한 두미디 깔짝거리다 다시들어가고를 반복하는 야릇한 입질에 밤새 시달린 일행들

 분위기에 어울리는 결과물을 바라는 것 자체가 이시기에는 사치일까요?

밤새 뜬 눈으로 밤을 보내다시피 한 일행들은 아쉬움에 쉽사리 자리에서 떠나질 못합니다

 이 멋진 분위기에서 고작 한 마리 붕어가 전부라니... 이해가 가지 않는 현실, 납득이 안되는 상황입니다

     칠복님의 아방궁

 9치 정도 되는 붕어  한 마리가 전부인 조과

 그리고 또 한마리는 참게,  어젯밤 우리를 현란하게 놀린 주범입니다. 이 외에 가물치 어린이 한마리, 동자개 한마리, 우렁이 한 마리

허망하게 막이내린 한여름밤의 꿈이라는 오페라....억울해서인지 미련이 남아서인지 여러 곳으로 전화를 하고 있는 일핼들

 전화 끝에 인근 강가에서 낚시 중인 일행의 지인에게 연락이 되어 그 곳으로 찾아갑니다 반성 낚시라도 해볼 생각으로...

 처음 와보는 곳으로 강 풍경이 시원해 보이는 곳입니다

물 흐름이 완만하거나 장소에 따라서는 흐름이 전혀 없는 곳도 있어 낚시가 가능하리라 판단이 되는 곳입니다

 주차와 텐트 자리가 확보된 낚시하기 좋은 장소로 보여집니다

 강가로 내려가 낚시하고 있는 지인과 애기하고 있는 자이언트님

이곳에서 반성 낚시를 하기로 결정하고 채비 준비하러 올라오고 있는 자이언트님

 주차를 합니다

 베이스캠프 설치

텐트 설치하기에 적당한 곳도 여러 곳이 보입니다

 건너편 강가에도 낚시하고 있는 꾼들이 보입니다

   바람이 가끔 불어와 물결이 일기도 합니다

 평화로운 강변 분위기이긴 하지만 어째 붕어가 나올만한 포인트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강 바닥에 있는 새우를 잡아 대낚시로 뱀장어를 잡고 있는 꾼,  밤 사이 3마리나 잡았다고 합니다

강이라 마릿수는 적지만 낚이면 모두 허리급으로 보통 1~4 마리 정도 낚인다고 합니다

  밖에서 보는거와는 다르게 강가로 내려오니 낚시하게에 적당한 포인트가 많이 있습니다

분위기도 있고 내심 기대감도 있습니다

꽃잔치 속에 빠져 낚시하는 기분도 아주 완벽히 그만입니다

나이드신 조사님의 관록이 묻어나는 포스

 특이하게도 흐린 날은 낮에도 곧잘 붕어 입질이 들어온다는 사실입니다

  지난밤 4마리의 붕어를 낚은 무주공산님

생각 외로 살림망을 담궈놓은 조사들이 많습니다

   씨알은 그리 크지 않지만 붕어는 계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맞물려 돌아가는 바퀴에  어쩔 수 없는 세월이 감기고  감길 수 없는 세월이  녹슬고 때로는 부서지고  그리 흐르고 또 흘러  가고  또 가고
 공전의 맥 없는 노래와 소음만이  버려지는 세월... 낚시터에서 상념에 잠겨봅니다

언제 되돌리는 생활이던가  일생을 돌이켜  톱니처럼 돋아 있거나  침의 갯수 만큼 지난 세월,   시간은 부서지고  물은 흘러  끊임없이 
도무지 어제를 알 수 없는 세월,  이제는 루비콘강이 되어  말 없이 흐른다.

이제 내 중년의 삶은 더 나은 삶에 대한 꿈도, 머릿속 관념의 문제는 아니다.  존재 자체의 본질이 너무 허약하고 불완전해서
 완성을 그리워하며 걸어 갈 뿐이다.   아아도  그 존재의 바탕에 놓여 있는 것... 그게 아마도 희망이 아닐까?

 층간의 구분이 없는 하층민이라지만,  내 스ㅡ스로는 하나 뿐인 유일한 자유세계를 가지고 있지 않은가
 스스로 호출할 수 있는  의식의 유한자이며  무한자인 내게 운명은 선택하는 개념의 문제가 아니다
 그저 단순화 시켜  편안하게 무의식의  강의 흐름을 따라 흐르고 싶음이다

 퇴색된 세월 속에 빛바랜 존재, 낚시라는 취미가 있어 그나마 퇴색되지 않고 남아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벼랑 위에 남아 있는 집터에 주차하고 낚시하는 모습이 편리하지만 어쩐지 위태로워 보인다

  강낚시를 좋아하는 이유는 일단 갈수기의 영향을 덜 받는 편이다, 대부분 풍경도 좋은 편이고 붕어 자원에 대한 기대감이 크며 간혹 뱀장어 같은 귀한 자원이

손님 고기로 우리를 즐겁게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것은 맑은 물과 넓게 트인 시야다

 처음 온 곳이지만 경치가 좋아서 그런 것인지 거부감이 전혀 없는 친근함으로 다가온다

 여느 낚시터처럼 마릿수 조황을 기대하는 건 조금 어렵지만 맑은 강물에서 낚아 올리는 한 마리의 붕어는 다른 곳의 붕어에 비할바가 못된다

 조금 불안한 바닥이지만 큰 불편함은 없다

 방향감각을 잃어버린 지난 하루 방황의 끝 시간,  멍하니 라디오를 듣다보면, 기억의 저편으로 흘러들어가  가슴 한켠 쌓아두었던
 추억들이  하나둘씩 조각을 맞추어간다.  황홀하리만치  짜릿했던 순간들  많은 사람들의 눈총조차 느끼지 못했던
 그 열정의 시간들,  때론 아픔이기조차 하였던 방황과 고민,  생각하기도 싫은 증오와 불행,   모든 것이 희석되어 하나의 선율로 흐른다

처음부터 이곳으로 왔어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낚시에 열중하고 있는 무주공산 선배의 모습

  베이스캠프로 쳐 둔  타프 위로  까만 오디 열매가 굴러떨어진다

 모두들 낚시 삼매경이다

 어분이 섞인 글루텐 계열의 미끼가 비교적 잘 듣는다

 어제 쓰다 남은 미끼

 길가에서 강을 보면 절벽 아래로 낚시할 장소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지만 막상 내려와 보면 여러 명이 낚시 할 수 있는

여유 있는 장소가 있다

얕은 물가에는 천렵을 하려 오신 사람들이 물가에 파리 낚시를 하고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어렸을 때 많이 하던 낚시인데...

 세월이 참 빠르다는 것을 실감한다

한여름 햇살에 마취가 되었나?  나른하게 배 한 척   세월에 묶여 바람을 낚고 있다

수심이 얕은 샛수로 같은 포인트에서는 잔씨알의 붕어가 잘 낚인다

 월척은 넘을 것 같은 토종 붕어를 낚아 올리고 있는 조사님

 칠복님도 9치 정도 되는 붕어 한 수를 낚아 올렸다

 오락가락 하는 소나기에 파라솔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강건너 꾼들의 모습을 600mm 망원렌즈로 당겨 본 모습입니다

 오전 시간인데도 붕어가 곧 잘 낚여 올라옵니다

 또 한마리~~

분위기가 타이트해지는 느낌이 올 정도로 갑자기 입질이 많아졌습니다

강이지만 새우가 많아 채집망으로 매운탕거리를 잡고 있는 꾼

   가끔은 이런 고기도 낚입니다.

밤보다 저녁과 아침 시간에 입질이 더 활발하니 감을 못 잡겠습니다

주로 붕어가 낚이지만

  가끔이 아니라 종종 이런 종류의 물고기도 낚입니다

깜짝 놀랄만한 몸짓으로 꾼들을 당황하게 하는 뱀장어도 붕어 다음 자주 오시는 손님입니다

       채색과 체고가 곱고 건강한 강붕어의 모습

   이런 결과가 있고 의외성이 있기에 주말마다 빈 살림망을 각오하며 강을 찾는지도 모릅니다

 낚시는 계속되고

간혹가다 기다림에대한 보답으로 붕어가 얼굴을 보여줍니다

 입질이 뜸해지거나 무료해 질 무렵이면 바로 뒤에 있는 뽕나무에서 오디를 따서 허기를 채우기도 합니다

지난밤의 피로로 잠시 차 안에서 눈물 붙이고 나오니 낚싯대 한 대가 강 복판으로 외출을 나갔다고 하네요

  600mm 만원렌즈로 최대한 댕겨도 긴 낚싯대가 이쑤시게 만큼 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리 달아났습니다. 찌도 옆에서 둥둥 떠서 따라 다닙니다

   "금도끼 은도끼" 옛날 전래 동화처럼 산실령님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베스트님의 허전한 표정

 부족한 것 투성이지만 식사 준비 시간입니다

저녁 시간을 위해 든든하게 배를 채워야  하지만 찬이 별로 없습니다

     어느 정도 붕어를 잡으신 분도 있지만,  손맛을 보지 못하신 분도 제법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 늦은 오후가 되었습니다. 일행 중 일부는 남아서 낚시를 계속하고 일부는 내일을 위해 귀가해야 할 상황입니다

 식사 후  한 두 시간 낚싯대를 드리우고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펴기도 하고 때로는 무념무상의 순간을 즐기다 보니  이제 낚시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미련이야 많지만 어쩌겠나?  다음이라는 말로 안타까운 마음을 다스릴 수 밖에...

 올 때의 그 강한 의지는 어데로 가버리고 또 다시 다음을 기약하는 나약하기만 한 우리네들인 걸...

 그저 어느 때처럼 이런저런 이유로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몇 마리 붕어 얼굴을 본 것에 만족하며 채비를 챙깁니다

남아 있는 일행과 주변에 피어 있는 노랑코스모스의 배웅을 받으며 철수합니다

 모든 것이 저마다의 빛깔과  저마다의 중량을 지니고  초록으로 도금하는 여름,   내가 지닌 어느 것 하나  제 빛깔에 익고  제 무게로 겨울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서울로 향하는 마음은 가볍기만 합니다

 가난한 중년의 영혼이 아름답다고 누가 말했던가?  두 세 개 살이 부러진 파라솔과  늙은 낚시꾼 한 명과  흐린 램프,  젖은 담배와 멜빵 단추와 이태리 영화의 
스산한 一部 같은 노을 진 분위기...  은퇴기를 지나는 남루한  중년 낚시꾼의  시간강사 시절,  허기  학위논문을 쓰기 위해 허비했던 젊은 날들
 가족을 위해  꿈을 버려야 했던 날들... 이제는  구차한 노년을 보이기 싫어 허둥거리는 현재의 날들,  노을에 물들고 있는 늙은 낚시꾼의 주름진 면각이 허전해 보인다
 오늘도 외진 강가엔 노을이 내리고  오솔길 옆에는 여름 태양에 지친 아기 진달래 한 그루만이 서 있다.

여름 기운이 완연해진 6월 어느날 갈수기를 피할  적당한 낚시터를 찾아 방황하다 우연하게 한적한 시골 둠범과 강가를 찾은 낚시 여행은 좋은 경치와 생각 밖의

조과에 평소 출조를 같이 하는 조우들과 즐거움을 같이한 의미 있는 여행이었습니다.

 마음을 어느 정도 비운 여행에서 뜻하지 않은 조황과 멋진 풍경들은 우리 일행들에게 오래토록 잊지 못할 즐거운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동행 출조를 해주신 조우 베스트님,자이언트님,대파님,칠복님께 고마움을 전하며 낚시 여행을 마칩니다

E-mail : bungnet@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