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지

   이번 낚시여행은 오랜만에 2박 3일 일정으로 잡았습니다.

거의 1박 2일 낚시를 하는 저로서는 2박 낚시는 장박에 속합니다.

그렇기에 부푼 기대감을 안고 전남 담양으로 향합니다.

   전남 담양의 오례천입니다

 작년 도시어부 촬영을 이곳에서 해서 잘 알려진 곳으로 그때 풀 작업을 해서 그런지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습니다.

우측 다리 교각 위로는 광주 방향 29번 국도이고 좌측으로는 광주-대구간 고속도로가 있습니다.

차량의 소음 때문에 걱정이 좀 되었지만 밤에는 그리 많은 차들이 다니지 않아서 낚시하는데는 지장을 주지 않았습니다.

   오늘 이곳에서 2박 3일동안 다음카페 얼레붕어 낚시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하려고 합니다. 얼레붕어 카페는 회원 수가 2천명이 넘는 요즘 가장 핫한 동호회입니다.

   2.6칸부터 53칸까지 8대를 편성합니다. 수심은 70cm 정도 나오고 바닥에 삭은 말풀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그곳을 피해 깨끗한 바닥을 찾아서 봉돌을 안착시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낚싯대 중에 가장 긴 대인 53칸을 중앙에 편성을 합니다.

   전남권으로의 출조는 늘 설렘을 갖게 됩니다. 대물 붕어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겠죠. 오늘 먼길을 달려 왔으니 허리 급 붕어를 만나기를 기대해봅니다.

   오늘 저를 이곳으로 오게 한 천류 필드스텝 팀장이신 꿈을 현실로 오짜님도 제 좌측에 자리를 잡고서는 나란히 앉아서 낚시를 합니다.

   저하고의 인연은 평산 송귀섭 선생님의 팬클럽인 평산가인 회원 때부터 시작이 되어 벌써 15년이 되었습니다. 낚시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분으로 목형 부분 기능장이기도 합니다. 낚시춘추 객원기자로도 오래동안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장대 위주로 10대를 편성하고 지렁이와 옥수수 그리고 글루텐으로 오례천 붕어를 만나려고 합니다.

   본인 최대어가 49cm 라고 하는데 닉네임 꿈을 현실로 오짜처럼 언젠가는 오짜의 꿈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금요일 오후 늦게 도착을 하여 낚싯대를 펴고 나니 어느덧 저녁을 먹을 시간입니다. 근처 담양 읍내에서 저녁 식사를 합니다. 담양하면 떡갈비를 빼놓을 수가 없죠. 보기에도 먹음직해 보입니다.

   오늘 처음 만난 얼레붕어 회원님들과 반주 한잔 하며 오늘의 만남을 자축합니다.

   담양은 대나무로도 유명하죠. 죽순이 들어간 된장찌개에 공깃밥으로 저녁을 먹으니 든든합니다. 해물이 들어가서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 느껴집니다.

엘레붕어 회원님이신 그님께서 저녁을 사주셨는데 지면을 빌어 고마움을 전합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다시 돌아와서 찌불을 밝힙니다. 고즈넉한 수로에 영롱한 찌불만이 반짝입니다.

   수로 낚시의 특성상 밤낚시가 잘 안 될 것 같은데 정말 입질 한번 없이 첫날밤이 지나갑니다.

   담양에서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일교차가 심해서 옅은 물안개가 수면에 깔렸습니다.

   낚싯대에는 영롱한 이슬이 맺혔습니다.

 텐트 지붕에도 이슬이 알알이 맺혔습니다. 간밤에 이슬이 많이 내렸는데 그래도 텐트가 있어서 아늑하게 낚시를 할 수 있었습니다.

   아침장을 보기 위해 오짜님께서 힘차게 캐스팅을 합니다.

   고요한 아침 풍경과 찌를 바라보는 꾼의 모습이 잘 어울립니다.

   제 우측에서 낚시하신 매니아붕어님도 밤에는 입질을 못 받았다고 하시던데 그래서인지 찌를 바라보는 표정에서 진한 아쉬움이 묻어납니다.

   아침 햇살이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미는데 그 순간 캐스팅을 하는 오짜님의 모습이 마치 하얀 도화지에 오렌지색 물감을 뿌려놓은듯 한 폭의 수채화 같습니다.

   사진을 찍는 저로서도 이런 풍경을 사진기에 담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 저도 모르게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됩니다.

   아침 햇살이 오례천 물가에 살포시 내려앉은 풍경에 마음이 평화로워집니다.

  매니아붕어님도 계속 찌에서 눈을 떼지 못하시네요.

   드디어 첫 입질이 온 것인가요? 순간 저도 긴장하면서 카메라 셔터를 누를 준비를 합니다.

하지만 끝내 본신으로는 이어지지가 않았네요. 야속한 찌만 바라볼 뿐입니다.

   느긋하게 여유를 갖고 오례천의 풍경에 녹아드는 것도 또 하나의 낚시 힐링입니다.

   매니아붕어님도 입질로만 끝났는가 봅니다.

   주인을 읿은 제 낚시 자리의 모습입니다.

   주인을 기다리는 낚싯대만이 덩그러니 있네요.

   저도 아침 낚시를 해 봐야죠.

   그러면서도 옆에 있는 매니아붕어님을 사진기에 담습니다.

   수풀 사이로 해결사산적님의 모습도 보이네요. 얼굴이 탈까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건 저와 마찬가지이네요. ㅎㅎ

   어제 맛있는 저녁을 사주신 그님도 살림망이 담겨 있지 않은 것을 보니 밤새 입질이 없었나 봅니다.

   하지만 찌를 바라보는 표정에서 연륜과 조과를 초월한 여유로움이 느껴집니다.

   월척 급 붕어를 낚은 해결사산적님은 한결 마음이 가벼울 것 같습니다.

 가장 많은 조과를 올리신 낭만붕어님은 미끼를 교체하면서도 시선은 찌에 가 있네요.

   월척 두 수를 포함하여 마릿수 붕어를 만났다고 합니다.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포스인데 매의 눈으로 찌를 바라보고 계시네요.

   몸통까지 밀어올리는 찌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겁습니다.

   멀리 제 자리와 오짜님의 모습이 보이네요.

  파라솔 하나에 의지하며 밤을 지새운 오짜님의 열정에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햇살이 따사로워지면서 매니아붕어님이 어느새 의상을 갈아 입으셨네요. 낚시터에서 태우는 아침 담배 맛은 꿀맛입니다. 금연한지 7년째인 저도 지금은 한대 피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파란하늘에 떠 있는 뭉게구름이 물속으로 풍덩 빠져 버렸네요.

낚시를 가지 않아도 이런 풍경의 사진을 접한다면 꾼이라면 당장 물가로 달려가고 싶을 것 같습니다.

   이런 풍경속에 내가 있음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제 맞은편에 현지인으로 보이는 노조사께서 짬낚을 하러 오셨네요.

 파라솔이 아닌 하얀 우산이 짬낚의 분위기와 너무도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한 시간 가량 계시더니 입질이 없어서인지 바로 철수를 하시더군요.

다음에 다시 오면 되기에 무슨 미련이 있겠습니까. 현지인만이 누릴 수 있는 짬낚의 특권이지요.

   드디어 저에게 오례천 붕어가 허락을 합니다. 먼길 왔다고 손님맞이를 해 주는가 봅니다. 이곳에서는 이런 붕어를 철갑 붕어라고 하던데 거무튀튀한 채색이 이채롭습니다.

 오후가 되어 삼화짱님께서 한우 생고기를 들고 낚시를 오셨습니다. 제가 전남권으로 출장을 오면 일부러라도 생고기를 먹는데 낚시터에서 생고기를 먹게 되니 기쁨이 두배입니다. 너무 맛있게 잘 먹었네요.

요즘 낚시 유투버로 인기가 많은 달빛소류지님이 매니아붕어님이 떠난 자리에 대를 편성하고 있습니다.

   저도 달빛소류지님 유투브 동영상을 여러편 봤는데 앞으로가 기대되는 유투버입니다. 환한 웃음처럼 인상이 참 편안한 것이 유투버로서 큰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또 읍내로 나왔습니다. 삼화짱님이 추천하신 식당입니다.

 한상 가득 차려졌습니다. 반찬도 정갈합니다.

  담양식 돼지갈비인데 기름기가 쫙 빠져서 나옵니다. 주방에서 구워서 나오기에 먹기에도 편하고 맛있습니다.

뽀송뽀송한 계란찜도 압권이네요.

 오늘 저녁 식사는 오짜님께서 사주셨는데 덕분에 잘 먹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달빛소류지님도 야간 촬영에 돌입합니다.

 오늘밤에는 어떠할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이틀째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짜님께서 드디어 첫 수를 하시네요.

  긴 긴다림 속에 만난 오례천 붕어입니다. 채색이 황금색으로 예쁘네요.

   저도 한수 추가합니다.

   달빛소류지님도 큰 붕어를 떨쿠더니 바로 또 한수 걸어냅니다.

표정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느껴지지만 그래도 즐겁습니다.

해결사산적님의 조과입니다.

허리 급 붕어를 만났네요. 축하드립니다. 

   체고도 좋고 붕어가 깨끗합니다. 조금만 더 컷으면 사짜일 텐데요.

2박 3일간의 조과를 한 곳에 모았습니다. 씨알 좋은 오례천 붕어입니다.

 월척 급 붕어를 들고 인증샷을 찍어 봅니다. 만면에 웃음이 가득하네요.

오짜님과 함께 기념사진을 남겨 봅니다. 

   큰 기대감을 갖고서 출조한 장박 낚시에 많은 조과를 올리지 못하여 서운할 법도 한데 전혀 그런 마음은 들지가 않습니다.

얼레붕어 회원님들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고 남도의 맛에 취하고 풍경속으로 빠져들 수 있었기에 만족한 출조가 되었습니다.

이번 낚시여행도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