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지

11월의 마지막 주 겨울의 문턱에서 따뜻한 남녘땅으로 출조를 합니다.

낚시인이라면 추운 겨울에 조금이라도 따뜻한 남녘에서 낚시를 하고 싶은 마음을 한 번쯤은 가져 봤을 텐데 저 역시도 겨울 물낚시를 남쪽 지방에서 하고 싶다는 소망은 늘 있었는데 마침  FTV '조락무극' 촬영에 동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춤추는 찌불의 남녘으로 떠난 겨울철 물낚시 조행기를 시작합니다.

전남 함평의 신계지입니다. 무안IC 나와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접근성이 아주 좋은 곳으로 제방에서 상류까지 고르게 수심이 깊은 수면적 3천 평의 평지형 저수지로 아담하고 아늑한 분위기의 소류지입니다.

평산 선생께서는 오래전에 대물 무지개 회원들과 겨울 물낚시를 즐겼었다고 하시는데 그 당시 떡밥 콩알낚시와 새우 낚시가 잘 되었다고 합니다. 주변에 축사가 있어서 바람이 불면 축사에서 나는 냄새 때문에 출조를 꺼리셨는데 10년 만에 다시 와 보니 축사는 있지만 비어 있어서 냄새로 인한 불편함은 없을 것 같다고 하십니다.

오늘 이곳에서 FTV "조락무극" 촬영을 합니다.

조락무극 촬영에 항상 동행을 하는 FTV 전남 통신원인 아가페님의 자리가 보이네요. 대물낚시만 고집하는 열혈 대물꾼입니다. 그 옆에 무안쪽으로 일 때문에 출장와서 3박째 낚시를 하고 계시는 분의 자리도 보입니다. 대단한 열정을 가지신 분 같습니다.

   제방에서 선생께서 오프닝 멘트 하시는 것을  시작으로 조락무극 프로그램 촬영을 합니다.

   신계지가 어떤 곳이고 10년 전에 이곳에서 겨울 물낚시를 즐겼던 곳이라고 멘트하시네요.

제방 맞은편 상류 쪽에 포인트를 정하고 낚시 준비를 하십니다.

기존의 받침틀과는 좀 다른 모양의 오뚜기 받침틀인데 사용을 해 보시니 무척 편하다고 하십니다.

낚싯대 한 대 한 대씩 천천히 포인트에 편성을 하십니다.

낚시인이라면 낚싯대를 처음 편성할 때 오늘 어떤 붕어가 나와줄런지 기대감을 갖게 될텐데 평산 선생께서는 어떤 기대를 갖고서 대를 편성하실까요?

아마도 제 생각에는 오늘 이곳에서 작은 붕어이든 월척이든 함께 조락할 수 있으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하고 계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선생께서 2.8칸에서 5.4칸의 총 8대의 낚싯대를 편성하셨습니다. 이번 조락무극 프로그램은  낮에는 떡밥 콩알 낚시를  밤에는 현장에서 채집한 새우와 참붕어 미끼를 사용한 대물낚시를 하는 것이 이번 방송의 컨셉입니다.

조락무극 낚싯대는 내년에 완성되어 출시 될 선생께서 현장에서 계속 실험중인 낚싯대입니다. 낚싯대에 새겨진 조락무극 글자는 선생께서 직접 써 넣으셨다고 합니다.

연이 삭아내린 곳에 찌를  안착시킵니다.

저도 오랜만에 노지에 나왔기에 욕심을 좀 내어서 6대를 편성했습니다. 제 앞 주변에는 삭아내린 연이 없어서 2.0칸부터 32칸 까지 편성을 했습니다. 바로 앞 수심이 2m가 넘게 나옵니다. 3.2칸에만 지렁이를 달고 나머지는 떡밥 콩알낚시를 하고자 합니다.

아가페님은 또 다른 상류 옆 쪽에서 대물 채비로 편성을 했습니다.

조락무극 촬영에 동행해서 아가페님을 볼 때마다 대단하다고 느끼는 것이 밤을 꼬박 새워서 낚시를 합니다. 대물꾼이기에 그럴 수 있다고 하겠지만 어쨌건 낚시에 대한 열정만큼은 저는 따라갈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저녁 식사와 취침을 할 베이스 캠프도 미리 설치를 합니다. 루프탑 텐트에 언액스를 설치하면 노지에서도 춥지 않게 지낼 수 있습니다. 노지 출조를 자주 하지 않아서 언액스를 봄에 장만 하고서는 올해 처음 사용을 합니다.

조락무극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이경우PD입니다. 선생과는 테마조행등 여러 편을 함께 촬영을 한 베테랑 PD입니다.

선생께서 낚싯대를 모두 편성 하시고서는 브릿지 멘트를 하십니다.

    찌를 세운 곳의 포인트 설명을 하십니다.

소류지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고즈넉한 소류지의 풍경이 무척 아늑해 보입니다.

남녘이라 그런지 낮에 내리쬐는 햇살에 온기를 느낄 수 있어서 낚시 텐트없이 지낼만 합니다.

선생께서 편안한 마음으로 찌를 주시하고 계십니다.

선생께서 방송 촬영을 할 때 가끔씩 동행을 한 지도 어언 10년이 훌쩍 넘은 것 같습니다. 선생과의 출조 때는 붕어를 잡겠다는 욕심이 전혀 없는 무욕의 마음으로 낚시를 하게 됩니다. 그것은 한 마리의 붕어보다는 선생과 함께 도란도란 얘기 나누는 것에서 인생이 있고 낚시 철학이 있기에 그런 것 같습니다. 특히 선생의 낚시 철학을 배우려고 하는 마음이 더 강해서 늘 선생과의 출조는 설렘으로 다가옵니다.

거기에 더해서 평소 궁금했던 점을 질문드리면 너무도 명쾌하게 답변을 해 주시는데 그것은 선생과의 출조 시 얻게 되는 덤이겠지요.

겨울 분위기가 물씬 나는 장면입니다. 이런 풍경만 봐도 마음이 평온해지는 느낌입니다.

첫 입질이 온 것 같습니다.

신계지 첫 붕어를 만납니다. 씨알은 크지 않지만 깨끗한 붕어가 나왔습니다. 그 이후로 이런 사이즈의 붕어가 곧잘 나옵니다.

선생 바로 옆에서 낚시하는 저에게도 곧 입질이 올 거라는 기대감을 갖게 됩니다.

오후가 되면서 기온이 내려가기에 낚시 텐트를 설치하고 낚시를 하십니다.

제 자리와 선생의 모습을 찍었는데 저도 낚시 텐트를 쳐야 할 것 같습니다.

텐트를 설치하고 다시 낚시를 해 봅니다.

심기일전 낚시에 열중해 보지만...

야속하게도 찌에는 반응이 없습니다.

선생과의 거리가 불과 5m 떨어진 곳에서 낚시를 하는데 저에게는 붕어가 외면을 합니다. 물론 낚시 실력이 비교가 안 되겠지만 알다가도 모를 것이 낚시인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낚시가 어렵다는 얘기를 간혹 하는가 봅니다.

입질이 없을 때 저녁식사 준비를 합니다.

선생과의 동행 출조시는 촬영 때문에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 거의 식당에서 음식을 추진해와서 먹습니다. 제가 단골로 다니는 음식점에서 등갈비 묵은지 김치찌개와 반찬가게에서 밑반찬을 사 왔습니다.

등갈비에 기름을 제거하고 넣어서 끓인 김치찌개라 전혀 느끼하지가 않습니다. 추운 겨울에는 이런 따뜻한 국물이 몸을 좀 녹여주기에 좋은 것 같습니다. 

노지에서 먹는 음식이기에 무엇이든 맛있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제가 존경하는 평산 선생과의 야외 식탁이라 더욱 그렇습니다.

저녁식사를 하고 난 후 찌불 밝혔습니다. 루프탑 텐트에 비친 조명이 고즈넉한 소류지의 밤 풍경과 어우려져 멋진 그림을 보여줍니다.

자정이 가까워지는 시간에 아가페님이 턱걸이 월척을 한 수 낚았습니다. 역시 고집스런 대물꾼답게 집념의 산물입니다. 체고도 좋고 튼실한 붕어입니다.

저도 드디어 첫 붕어를 만났습니다. 2.8칸대 찌를 거의 몸통까지 올리는 환상적인 찌올림에 챔질을 하였더니 이렇게 깨끗한 붕어가 나와줍니다. 사이즈가 크고 작고는 중요치 않습니다. 겨울 노지 물낚시에 붕어 얼굴 본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제 입질이 시작되나 보다 하고 집중을 해 보지만 기대와는 달리 더 이상의 입질은 없습니다.

다음날 오후에 출근을 해야 하기에 먼길 운전해서 가려면 잠을 좀 자야 할 거 같아서 새벽 2시 경에 루프탑 텐트에서 먼저 취침을 합니다.

신계지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낚싯대에 서리도 안 내린 것이 기온차가 크지 않아서 저수지에 물 안개가 피질 않아서 좀 아쉽습니다. 아담한 소류지의 물 안개가 핀 풍경을 사진으로 담고 싶었거든요.

선생께서도 루프탑 텐트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시고는 동이 트기 전에 나오셔서 촬영을 계속하고 계십니다.

아침 인사하는 붕어를 만나야 '어서 오시게' 하실텐데요.

제 낚시 자리에서 또 다른 각도로 바라보니 이런 앵글이 나옵니다.

선생께서 붕어를 낚으신 것 같습니다.

드디어 월척을 만납니다. 새우 미끼에 나온 턱걸이 급 신계지 월척입니다.

콩알 떡밥 낚시에 마릿수 붕어를 만났고 새우 대물 낚시에 월척을 했으니 이번 촬영은 잘 된 거 같습니다. 이제 마무리를 하고 철수를 하려고 합니다.

삭은 연밭을 잠시 보시고서는

억새 사이로 걸으시며 클로징 멘트로 이번 촬영을 마무리 합니다.

10년 만에 다시 찾은 신계지에서 선생께서도 즐거운 낚시를 하였다고 하십니다.

두 달만에 조락무극 촬영에 동행하여 평산 송귀섭 선생과 조락하면서 또 한 편 추억의 한 페이지를 써내려 간 것 같습니다. 모처럼 겨울의 정취를 만끽하며 즐낚하였기에 오래동안 기억에 남을 거 같습니다. 이 겨울이 가기 전에 다시 한번 겨울 물낚시를 할 것을 기약하며 일상으로 복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