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지

5월달은 평택호에서 4짜를 만날 수 있는 확률이 높은 시즌이다

지난 주 평택호 백석포리 본류에 출조하였으나

약간 이른 시기이기도 하였고 포인트 선정도 잘못되어

대물사냥에 실패하였다

5.4~5.7일 연휴 기간이다

4~5일 평택호는 초속 8m 강풍, 6일에는 전국적으로 비가 예보되어 있다

6일날 저녁 어버이날 가족 행사가 잡혀 있다

또한 동행출조자 모두 집안 일로 출조가 어렵다

기상여건 악화, 어버이날 가족 행사

과연 출조할 것인가?

고민하다가

대물사냥 본능과 오랫만에 독조로 전투낚시를 해 보고픈 생각

"금요일 저녁과 토요일 오전에 바람이 조금 줄어 들어 낚시를 할 수 있겠지"란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금요일 일을 마무리하고 오후에 평택호로 출발한다

오후 2시경 평택호에 도착

바람이 태풍 수준이고 꾼이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을 정도로 휘청거린다

 일단 지난주에 많은 낚시인들로 인해 앉고 싶었던 포인트에 앉지를 못했는데

그 자리가 비어 있어 오늘 꾼의 포인트로 정한다

 이 포인트는 곶부리 형태로 약간 튀어나간 자리이며

부들 새순이 잘 자라고 있어 조과가 좋은 포인트 이다

지난주와 너무나 다른 상황

하류쪽에 꾼들이 아예 없다

상류쪽에도 꾼들은 없다

모원리수로와 백석포리 수로쪽에도 오늘은 낚시꾼들이 보이지 않는다

정말로 오늘은 독조인가?

 몸이 휘청거릴 정도의 바람에도 장비를 하나씩 옮겨 놓는다

일단 너울성 파도에 물이 튀어 오르고 강풍으로 낚시는 불가능하고

발판만 셋팅해 놓는다

텐트나 파라솔 설치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낚시를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할일도 없어서 채비나 점검한다

요사이 수초 포인트에서 낚시를 많이하여 외바늘채비를 사용하였는데

오늘은 양바늘채비로 집어도 할 생각이다

 채비 촬영용 면사를 깔아 채비도 미리 촬영한다

 오늘 꾼이 사용할 미끼를 미리 만들어 카메라에 담고....

낚시가 가능할 지도 모를 상황에서 모든 것을 미리 준비하고 촬영하니

갑자기 헛 웃음이 나온다

이렇게 사용할 생각인데....

투척이나 가능할지....

 바람은 계속 강하게 불지만

어두워 지기 전에 낚시대를 셋팅한다

이때는 촬영할 엄두도 내지 못하다가 다음날 아침 셋팅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수심 1~1.2m 이고 바닥은 깨끗하다

2.8~4.0칸 8대의 낚시대를 부채꼴로 펼쳤다

 오후 6시까지도 강풍과 너울성 파도로 셋팅만 해 놓고

차에서 쉬고 있다

과연 대물사냥 본능인가? 열정인가? 미친짓인가?

뭐 아무래도 좋다

이 나이(?)에 이런 열정이 내심 좋고

즐길 수 있는 좋은 취미를 가진것도 행복하다

독조의 안타까움이 들었는지 솔바람소리(조필행)님이 퇴근 후

찾아와 인주면에 물갈비로 저녁을 챙겨준다

"감사하게 잘 먹었어요"

 식사 후 포인트로 돌아오며 논에 먹이 활동을 하고 있는 새들의 운집을 바라보며

꾼이 바라기를

"저녁에 바람도 줄어들고 붕어도 먹이 활동을 활발하게 했으면..."

 일몰과 함께 솔바람소리(조필행)님은 집으로 돌아가고

꾼은 자리에 앉아 낚시대에 미끼를 달아 하나씩 투척한다

 강한 바람을 몸으로 그대로 다 받아가면서 집어낚시를 위해 계속 미끼를 투척한다

 바람으로 삼각대도 흔들리니 야간 촬영은 최소화 하고

 힘들지만 미끼 투척은 계속된다

 밤 10시경

오른쪽 3.6칸의 쌍둥이오월이가 조금 쏫아올랐다 내려가는걸 강하게 챔질한다

엄청난 묵직함이 손으로 전해진다

"최소한 4짜이거나 생애 첫 5짜도 가능하다"

좁은 발판에 서서 강한 바람에 휘청이며 랜딩을 시도하는데

중간쯤 오다가 물속으로 잡긴다

"갑자기 느낌이 쐐~~하다"

반복되는 랜딩과 물속으로 째는 과정을 약 10분 정도 하다보니

"이건 붕어가 아니고 잉어다"

주위에 도와줄 사람도 없어

키가 큰 꾼이 좁은 발판에서 강풍에 휘청이며

한손으로 낚시대를 다른 한손에는 뜰채로

힘겹게 잉어를 포획한다

70~80cm 정도되는 잉어와 사투를 벌리다 보니

하체가 후들거린다

계속되는 바람으로 12시경 차에서 휴식을 취하고

새벽 3시부터 다시 낚시를 재게한다

여전히 바람은 3~4미터로 불어댄다

이정도 바람이면 흔히 하는 말로 "양반이다"

비교적 투척은 쉽고 찌보기도 괜찮은데

입질이 없다

 새벽에 몇 몇 꾼들이 자리하여 맞바람과 사투를 벌이는 중이다

 곶부리에도 꾼이 자리 잡았다

 멀리 공세리 본류에도 어젠 없던 꾼들이 자리 잡았다

 어제 두대(꾼의 차와 검은 스타렉스)밖에 없던 차가 아침엔 제법 모였다

 새벽 3시부터 10시까지 약 7시간 집중해 봤지만

여건이 좋지 않은지 전혀 입질이 없다

강풍에 오랜 시간 노출되어 있다 보니

머리도 띵하다

10시부터 다시 바람이 세차게 불어댄다

평택호 대물사냥은 여기 까지인 듯 하다

 밤 10시경 체포한 잉어

뜰채 지름이 35cm 이니 약 70cm 는 넘을 듯 하다

 저녁을 솔바람소리(조필행)님이 식당에서 해결해 주었고

혼자 전투낚시 하다 보니 쓰레기도 없다

빈 음료수 통과 주위 쓰레기를 주워 담고 일산집으로 향한다

집에 도착하니

어버이날 가족 행사로 모인 모든 가족들이

"전부(가족들은 동출자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미쳤어요? 그 바람에 무슨 낚시를 한다고..."

꾼은 아무 말없이 샤워 후

저녁 때 까지 잠을 잘 생각으로 침대에 누워며

"그 바람에 독조였으니, 미쳤지"라고 생각하며 꿈나라로 향한다

이번 출조 꾼의 피싱 다이어리를 종합하면

"가끔은 미쳐보는 것도 좋은거야. 열정이 삶을 풍요롭게 하잖아?"

감사합니다

일산꾼@이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