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지

"연분홍 치마"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갑자기 이 노래가 생각나는 이유?

예산 봉서지와 화산천으로 연속 2주의 출조에서 강풍으로 넉다운 되었는데

이번 출조에도 강풍 예보가 되어 있다

그러나

출조약속도 약속이며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단어이고

꾼은 항상 새로운 곳으로 출조하고픈 생각이 많으지라

"봄바람이 쎄면 얼마나 쎄겠어?" 라고 외치며

꾼은 이번 주말도 처음 출조하는 곳으로 떠난다

목요일부터 출조하여 수초 더미속에서 산란소리가 들리고

허리급 붕어를 몇 수한 팔묜(권석구) 형님이 계신 서산 중왕리수로 1번 다리에 도착

"이건 봄바람 수준이 아닌데~~"

그나마 1번다리에서 상류쪽은 조금 나아 보인다

오래된 듯한 중왕리수로 1번 다리

가벼운 낚시를 할 때는 요리를 배달시켜 먹어도 좋겠다 

팔묜(권석구) 형님 왈

"강풍으로 붕어가 빠졌어"

이날 북서풍 초속 8.5m라 뒷바람을 형성하는 자리에 꾼들로 북적인다

꾼은 중왕리수로 첫 방문이라 발품을 팔아 수로를 살핀다

1번과 2번다리 사이의 조사들

맞바람이지만 수초가 좋아 자리를 잡은 열성 조사들

1번다리 모습

바람 때문인지 1번다리 하류쪽은 꾼들이 없다

1~2번 다리 중간의 열정적인 조사

맞바람에 텐트, 파라솔도 없이 전투낚시중이다

2번다리와 옆 셋수로

이날 중왕리수로는 아직 시기가 이른것인지?

아님 강풍 영향인지 꾼들이 별로 없지만 1번, 2번 다리 주위는 제법 포진해 있다

최고의 포인트로 알려진 셋수로 양쪽 초입과 수로 안쪽에

꾼들이 진을 치고 있다

2번다리 하류

맞바람이지만 역시 수초 형성이 좋아 든든한 집을 짓고

바람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멀리 3번 다리가 보인다

생각보다 바람이 심해 낚시가 힘들것 같다

역시 그래도 바람을 피할수 있는 곳엔 꾼들이 진을 치고 있다

꾼의 포인트

1번다리에서 2번다리 쪽으로 약 50m 지점 

맞바람이지만 부들과 뗏장이 둘러쳐 있어 바람을 약간 덜 탈것 같아 자리한다

물색이 좋아 욕심을 부려 12대 받침틀을 꽉 채웠다

부들과 뗏장이 바람을 막아 찌는 덜 흔들리겠지만

꾼은 바람을 정면으로 맞아 할수없이 석축에 파라솔을 옆으로 받쳐 바람을 피한다

옆에서 보니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연분홍 치마를 흔들거리는 봄바람 정도를 기대했는데

강풍에 꾼이 날아가겠다

"무슨 객기로 맞바람에 전을 펼쳤는지 지금도 알 수가 없다" 

3주 연속 강풍속에 진행되는 낚시

바람에 물결이 파도수준이다

무슨 욕심이 이렇게 많을걸까?

이 강풍에 12대나 펼쳐놓고 어이할라고?

산란철 특수를 아직 보지 못한 욕망이 폭발한 것인가?

 낚시대는 2.0칸 부터 5.0칸까지 12대 편성

강풍으로 2.0칸 낚시대를 수초앞에 던지기도 힘들다

미끼는 글루텐 떡밥만 사용

꾼의 채비

원줄: 카본3호, 목줄: 합사2호(8cm)

찌는 쌍둥이오월이 단찌이고 바늘은 지누1호

봉돌은 황금봉돌과 스위벨을 이용한 분할봉돌채비

좌측 뗏장속에 3.0, 5.0칸 2대로 수초 직공낚시

수초속인데도 바람에 찌가 흔들린다

 우측 부들앞에 4대의 비교적 짧은대로 찌를 세운다

목요일 산란의 기미가 보였지만 강풍으로 붕어가 빠져

맨바닥에도 4대의 낚시대를 편성한다

강풍으로  3.4~3.8칸 4대의 낚시대를 편성한다

왼쪽 뗏장 앞에도 2대의 짧은대를 편성하여 총 12대의 낚시대를 거총시켰다

팔묜(권석구) 형님의 힘찬 휘둘려치기

목요일 뗏장을 넘겨친 곳에서 허리급 붕어를 몇 수 만났다

"형님 붕어 보여줘요"

흔쾌히 허리급 붕어를 꺼내 멋진 포즈

선한사상가(한상규)님

와룡천과 부남호를 둘러보고 강풍으로 이곳까지 오게 되었다

평소 꾼의 조행기에 사진 나오게 해 달라고 애원(?)해서 한 컷

낚시대를 편성한지 30분만에 만난 붕어

"내가 이 강풍에 이런 작은 붕애를 만나러 여기까지 오진 않았는데~~"

저녁시간

일산에서 공수해간 생선회로 맛난 저녁을 먹고 커피 한잔 후 자리로 돌아온다

봄바람은 밤에는 보통 자는데 오늘 이 강풍은 밤에도 계속 불어댄다

찌오름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분명 추운 날씨로 입질이 예민할 터인데

강풍에 찌가 흔들리니 예민한 입질을 알아낼 방법이 없다

밤 11시

바람아 언제 멈출래 

수로라 아직 밤낚시가 잘 안되는 것인가?

맞바람 강풍에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뜨거운 커피와 담배 연기만 뿜어댄다

머리가 너무 차서 동계용 덮게를 꺼내 모자위에 덮어 씌운다

좋은 조과의 조건은 무엇일까?

1. 포인트 선정-포인트에 붕어가 들어와야 한다

2. 붕어의 활성도 3. 채비의 완성도 4. 미끼의 선택 등 많이 있겠지만

꾼의 평소 지론은

"조과는 꾼이 자리를 지키는 시간에 비례한다" 

12시 까지 자리를 지켰지만 더 이상 강풍에 눈과 머리가 약간 아프고 추워서 차로 들어간다

새벽4시부터 낚시중이다

여전히 강풍은 불어댄다

새벽5시

5.0칸 직공채비의 찌가 서서히 쏫아 오르고 다시 내려간다

아~~~

한번의 찌오름을 보기 위해 새벽4시부터 바람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데

챔질을 못하다니 허탈한 마음에 담배 한대 길게 빨아 뿜는다

오늘은 어제보다 약간 바람이 약하다 하는데

아침은 여전히 바람이 쎄다

아침 7시

맨바닥 3.8칸 낚시대의 쌍둥이오월이가 쏫아 오른다

힘컷 챔질

꾼의 산란철 욕망에는 한참 부족한 크기이지만 그나마 월척 한수로 몸이 녹는 기분이다

얼마나 강풍으로 인해 추웠으면 완전 겨울 복장이다

머리가 차서 동계용 모자를 꺼내 모자위에 덮어 머리를 보호했다

조금 후 수초속에서 8치 붕어를 한수 더 만나고 오전낚시에는 더 이상 붕어를 만나지 못한다

점심으로 국수를 맛나게 먹고 계속해서 자리를 지키며 낚시를 이어간다

선한사상가(한상규)님

다리 건너 반대편에서 뒷바람에 낚시중이다

팔묜(권석구) 형님

꾼의 옆자리에서 강풍을 피해 다리쪽에서 2대의 낚시대로 이사하여 낚시중이다

애붕(박병구) 형님

반대편 뒷바람에 낚시중인데 뒷바람이라 할만하다고 한다

 오공흑룡(이테승) 형님

강풍에 찌를 잘 못보겠다며 투정을 부린다

"형님 제 자리가서 낚시해 볼래요"

선한사상가(한상규)님 조과

턱걸이 월척 포함 9수

"입질이 예민해 찌보기가 어려워 많이 놓쳤습니다"

맞바람 강풍이지만 평소 지론대로 좋은 조과를 위해

오후에도 자리는 계속 지키고 있는데 바람은 강하다

입질은 없고 강풍을 많이 맞아서인지 머리는 계속 찌끈거린다

봄바람인 줄 알았더니 두통을 가져오는 혹한 강풍이다

윤태공(윤기병) 형님이 소식이 궁금하여 일을 못하겠다며 소머리고기 수육을 가지고 한달음에 달려왔다

저녁 6시경

꾼은 낚시짐을 정리하여 차로 옮긴다

두통이 점 점 심해져 낚시를 이어갈 수가 없다

주위 쓰레기까지 봉지에 담아 정리하여 차로 옮긴다

차를 바람이 덜부는 쪽으로 이동 주차하고

약을 먹고 약 3시간 따뜻하게 잠을 청한 다음 일산집으로 귀가한다

 3주 연속된 강풍에 봄 산란철 낚시는 엉망이 되었다

봄바람은 항상 있는 것이지만

출조시에 부는 바람은 낚시대가 돌아갈 만큼 강풍이다

일요일 아침 잠에서 깨어보니 배게에 코피가 고여있다

몸이 엄청 힘들었나 보다

노지낚시는 자연과 벗삼아 이루어 지는 것

자연이 주는 멋진 풍경을 감상하고 여유를 즐기는 맛도 노지낚시이며

비 바람과의 사투를 벌이는 모습도 노지낚시이다

자연이 낚시여건을 허락치 않을 때는 맞싸워 이겨보리라는 마음보다는

그 여건에 맞춰 순응하며 몸을 보호하면서 즐기는 낚시가

오래토록 낚시를 이어갈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다

감사합니다

일산꾼@이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