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어장

올해가 가기 전에 물낚시할 수 있는 곳으로 지인과 함께 출조를 다녀왔습니다.

어디를 갈까 생각을 하다가 오래전에 출장을 가면서 지나가다가 보았던 곳으로 제 기억속에 멋진 풍경으로 남아있던 충남 서산 덕송지 수상풍차낚시터로 떠납니다.

덕송지에 오기 전에 주변에 어떤 곳이 있는지 검색을 했더니 덕송지에서 2km 떨어진 곳에 구도항이 있습니다. 겨울바다가 보고 싶어서 먼저 들러 봅니다.

파란 하늘과 겨울 바다의 푸른 빛깔에 가슴이 탁 트입니다.

유람선 배 한 척도 바다에 정박해 있습니다.

덕송지는 자체 식당을 운영하지 않아서 여기서 점심을 해결하려고 합니다. 덕송지에 배달이 되는 집입니다.

혼자하는 점심식사라 회덮밥을 주문했습니다.

회도 싱싱하고 양도 많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덕송지로 들어갑니다. 입간판이 먼저 반겨줍니다.

며칠 전부터 영하의 강추위가 계속되었는데도 많은 분들이 오신 것 같습니다. 주차장에 차들이 많이 있습니다.

멀리 덕송지 풍차 좌대가 보입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이국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네요.

덕송지는 수면적 만평으로 팔봉산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는 계곡지입니다.

오로지 토종 붕어만 방류하는 손맛터로 살림망 사용은 가능합니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면 낚시짐을 카트로 좌대까지 운반을 해 줍니다.

전날 들어와서 철수하려고 하는 조사님의 짐이 보이네요.

우측 제일 끝 좌대가 오늘 저희가 낚시할 곳입니다.

좌대에 들어서면 안내 문구가 있습니다.

겨울 물낚시가 가능한 것은 새시로 문이 되어 있고 석유난로가 준비되어 있어서 춥지 않게 낚시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족동반으로 오시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어서 싱크대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온수 보일러가 있어서 따뜻한 물도 나옵니다.

낚시하는 실내 공간이 넓직해서 네 명이 낚시를 할 수 있습니다.

큰 냉장고와 커피 자판기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자판기 커피는 무료입니다. 야외식탁도 준비가 되어 있어서 가족이 함께 식사하기에 편리합니다.

식탁으로 비추는 등이 있어서 겨울밤의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슬리퍼도 준비되어 있는 것이 주인장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육각형의 방안도 넓고 깨끗합니다.

이불과 배게도 청결하게 관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배게에 일회용 종이가 씌워져 있는 것이 매일 교체를 하는 것 같습니다.

가족과 함께 낚시를 가려고 해도 여성분들이 화장실 때문에 꺼려하는데 이곳은 수세식 화장실이라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될 거 같습니다. 물론 모든 좌대가 수세식 화장실이 있는 것은 아니고 이 좌대처럼 새로 지은 좌대만 그렇고 나머지는 거품식 화장실로 되어 있습니다.

겨울이지만 집어제와 글루텐으로 낚시 준비를 합니다.

얼음이 얼었지만 좌대 밑에 물대포를 쏴 주기에 낚시하는 자리 앞에는 얼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그저 좋은 선배님들과 조과보다는 편안하게 힐링하고자 합니다.

서울에서 내려오신 선배님이십니다. 지난여름 음성 모란지에서 함께 출조를 하고서는 오늘 함께 출조를 하게 되었습니다. 경치가 너무 좋다고 오늘 손맛 못 보더라도 괜찮다고 말씀하시는데 제 마음이 편해지네요. 이왕이면 손맛도 보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입질이 없어서 덕송지의 풍경이나 담으러 밖으로 나가봅니다.

가족과 함께 온 학생이 다리 위를 걸어가는 모습이 풍차좌대와 어우러져 화보의 한 장면 같네요.

파란 하늘에 이국적인 좌대가 마치 어느 유럽의 소도시에 온 듯합니다.

하얀 벽과 빨간 지붕이 매치가 잘 돼 보입니다.

풍차의 나라 네덜란드가 연상되는 좌대는 덕송지 사장님이 디자인을 한 것이라고 합니다. 덕송지 사장님이 미술을 전공하셔서 직접 구상해서 만든 것이라는데 특허 출원도 하였다고 합니다. 

사진을 찍으면서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아마도 좌대의 이국적인 풍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선배님께서는 열심히 캐스팅을 하고 계시네요.

풍차가 덕송지의 랜드마크인 것 같습니다.

역광의 풍차 사진 한 컷 찍어 봅니다. 강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가족과 함께 오신 분들이 삼겹살을 구워 먹으며 저녁식사를 하고 계신데 허락을 받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가족과 하룻밤 힐링하기 좋아서 자주 오신다고 합니다.

저희도 저녁식사를 하려고 합니다. 제가 선배님들을 위해서 한우를 준비해 왔습니다.

제일 마지막에 오신 선배님께서 평소 아껴두었던 발렌타인 21년 산을 가지고 오셨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마시려고 집에 보관하고 있었다고 하는데 오늘이 그날이라 개봉을 한다고 하십니다. 낚시터에서 발렌타인 21년 산을 마실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후배로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녁식사를 하고 나니 어둠이 내려앉습니다.

좌대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이 멋진 야경을 선물해 줍니다.

영하의 날씨이지만 난로 곁에서 낚시를 하니 춥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붕어들은 갑작스러운 강추위에 꼼짝을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미세한 입질조차도 없습니다.

밤 11시가 되어서 야식 모드로 돌입합니다.

선배님께서 수산시장에서 대방어를 사가지고 오셨습니다. 방어는 최하 6kg 이상이 되어야 대방어라고 하는데 일반 작은 방어와 대방어 맛은 천지 차이입니다. 10kg 되는 방어를 회를 떠서 나누어 판매하는 것을 사 오셨습니다.

방어는 겨울에 먹어야 제맛인데 2년 전 오늘 함께 하는 선배님들과 제주도에서 같이 먹었던 기억이 되살아 납니다.

도톰하게 썰은 방어회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돕니다.

백제 토기 주병에 백제의 술 한산 소곡주를 담아 백제 왕족들이 마셨다는 방울잔에 따라서 마시니 마치 백제 시대로 돌아가 왕족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마음의 정을 담아 건배를 해 봅니다.

며칠 전 선배님과의 통화 중에 올해가 가기 전에 송년회 자리를 마련하자고 하셨었는데 풍경 좋은 물가에서 송년회 자리를 마련하니 부러울 것이 없습니다.

선배님들과 도란도란 얘기 나누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술잔을 기울이다가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아침에 잠에서 깨어보니 온 세상이 하얗게 변했습니다. 간밤에 눈이 내렸습니다.

눈이 내린 덕송지 풍차 좌대의 모습이 겨울의 정취를 느끼게 해 줍니다.

겨울의 낭만을 만끽하며 힐링했던 이곳을 이제는 떠나야 할 시간입니다.

송년회를 너무 좋은 곳에서 하였기에 추억의 책갈피에 또 한 페이지의 추억을 새겨 놓은 것 같아서 행복합니다. 다음에 다시 이곳에서 만날 것을 기약하며 기념사진 한 장 남깁니다.

가는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뒤돌아서 사진 한 장 더 찍고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처음으로 방문했던 덕송지 수상풍차낚시터에서 두 분의 선배님과 즐거운 송년회를 한 것 같아서 뿌듯한 마음을 간직한 채 덕송지를 떠납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다시 이곳을 찾겠노라고 다짐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