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지

봄과 여름 사이 

덥지도 춥지도 않고 

온갖 꽃이 피어나고 생명이 약동하는

계절의 여왕 5월의 마지막날.

"떠나지 않으면 만남도 없다"는

어느 사진 작가의 말처럼

 꾼들이 시간이 날 때마다

모든 일에 우선하여 떠남을 생각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름니다.

만남을 위하여 ... 붕어와의 만남을 위하여.

요즘 같은 극심한 가뭄 속에서 

애타는 농민을 모른척하고 저수지에 앉아서 

붕어와 만남을 기다리는 것.

비록 나는 절실한 마음이라 할지라도

농민의 입장에서 보면 철없는 짓.

뒷통수가 가려워 

앉아 있기 힘든 시절.

 5/31(수) ~ 6/02(금) 2박3일 일정으로

남한강을 향하여 떠납니다.

여주시 대신면에 있는 일명 "전차 수로"

중류에 도착하니 한 팀만이 있습니다.

여기서 4일째 머물고 있다고 합니다.

이곳 저곳 둘러보다가 

말풀이 무성하게 자라 있는 곳을 택하여

약간의 토목(?) 공사를 하고 대편성을 마침니다.

수초 건너를 노리다 보니 낚시대의 길이가 들쑥날쑥한데

이곳은 물흐름이 상당히 강해서

낚시하기 쉽지 않은 곳.

2.2칸 ~ 4.2칸까지 8대 편성.

이날은  30도 가까이 가는 고온으로

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녹조가 떠오르는 바람에

부유물이 상당히 많습니다.

밤에 기온이 내려가면 사라지긴 하지만서두...

미끼는 옥수수와 옥수수 글루텐.

아침에는 글루텐, 오후와 밤에는 옥수수.

이렇게 사용했다고 합니다.

저녁과 아침 무렵이 입질 시간인데

따문따문 힘좋은 준척급 붕어들이 올라옵니다.  

다음날 아침 철수 하면서 사진 한컷.

별내에 사시는 김사장님께서 기꺼이 

모델이 되어 주시겠다고 ...^^

턱걸이급도 있지만 대부분이 8치 ~ 9치 붕어들.

 힘 좋은 남한강 붕어들과의 만남에 성공하신 것 

축하드리고 커피 잘 마셨습니다.

2일째 아침 낚시를 마치고 잠시 쉬는데

갑자기 천둥 번개와 앞이 안보일 정도의 폭우 

그리고 콩알만한 우박이 떨어집니다.

이왕 올거라면 가뭄이 해갈되도록 

충분히 내려라 하고 생각하는데 

2시간 뒤쯤에 그치더군요.

순식간에 물에 젖은 도로.

이곳은 뻘흙이라서 

4륜이라 할지라도 미끄러지기 때문에

언덕 위로 차를 피신.

비가 그치고 거짓말같이 개인 하늘.

하지만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너울성 파도가 들이치기 시작합니다.

걱정이 되어서 자리에 내려가 보니

침수(?) 직전.

빨레트가 물에 떠서 곧 무너지려 합니다...ㅠㅠ

돌맹이를 쌓아 놓으니 

조금 안심이 됩니다.

그러나 사진에서 보이듯 

황토물이 서서히 밀려오기 시작합니다.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붕어 낚시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있을까요? 

한 조건이 충족되면

다른 조건이 발생하고 ...^^

어쩌겠습니까?

극복하여 나가는 방법 밖에...ㅠㅠ

다음날 아침

좌우 양쪽 모습.

 붕어가 올라와 줍니다.

물론 저도 손맛을 보면서 ... 

제 오른쪽에서도 ...

여기처럼 유속이 심한 곳에서 제가 낚시하는 방식은

1) 스위벨 채비를 원봉돌 채비로의 전환

저는 평소에 

관통추를 이용한 약간 변형된 스위벨 채비를 사용히는데 

조금 특별한 상황에서는

원봉돌 채비를 사용합니다.

사진 좌측은 일반적인 조건에서 사용하는 스위벨 채비,

우측은 유속이 있거나 수초가 있는 곳에서 사용하는 원봉돌 채비.

유속이 심한 주간에는 원봉돌 채비를 사용하다가 유속이 없어지는

야간에는 스위벨 채비로 전환하기도 합니다. 

이는 어느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수심이 같기 때문에 

찌 조정을 할 필요가 없어서 편리합니다.

단점은 

찌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원줄까지 교체해야 하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 

핀클립과 오링을 사용하여 부력 조절을 하기 때문에

찌를 교체하여야 하는 경우는 거의 생기지 않습니다. 

2) 유속을 인정하고 낚시

고요한 저수지에서처럼 

다대 편성을 하면서 찌 높이도 똑같이 하고, 

찌와 낚시대가 일직선이 되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유속을 인정하고

찌가 멈추는 곳 그대로 놔두고 

초릿대만 약 5cm 정도 물 밖으로 내놓습니다.

부유물도 피할 수 있고 

찌 보기와 끝보기를 겸해서 하면 

입질 파악에 문제가 없었습니다.

3) 가능하면 고형 미끼 사용

찌가 흐르기 때문에 

옥수수 또는 지렁이등을 사용하는데 

글루텐을 사용하여야 할 경우에는 

조금 단단하게 해서 

찌가 흐르는 동안 풀림이 생기지 않도록 합니다.

낚시에 정답이 있겠습니까? 

다만 유속이 있는 곳에서

 제가 하는 방법을 말씀 드렸으니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정흡이 된 붕어.

해질 무렵 멋진 일몰 모습이 연출됩니다.

낮에 내린 비가 고온으로 증발되어 생긴 구름과

빨주노초파남보 가시광선 중에서

장파장인 빨강색이 사선으로 오면서 만들어지는 빛의 오묘함.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매일 보는 일출 & 일몰인데도 가슴 설레는지 모르겠습니다. 

풍경 사진에는 골든 타임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진이 가장 멋지게 나오는 시간으로

해뜨기 전후 약 한시간.

해지기 전후 약 한시간.

그런데 이시간과 붕어 입질 시간과 동일해서

둘중의 하나를 선택하여야 합니다...ㅠㅠ

앞사진이 연출 된 뒤 약 15분 후에 찍은 사진.

아무런 감흥이 없습니다....^^

밤은 깊어만 가는데 입질이 없습니다. 

저녁에 대편성만 마쳐 놓고 아침에 본격적으로 낚시하는 목장갑님.

 금요일 일찍부터 많은 사람들이 들어 왔습니다.

앞쪽으로는 보트 10척 가량이 진입하여 있고

갈수기라 그런지 강계를 찾는 꾼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강낚시의 어려운 점은 유속이 아니라

낯 시간에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그늘이 없다는 것이겠지요...ㅠㅠ

처음 나홀로 낚시를 계획하고 갔지만 

첫날 저녁에 태공님 오시고 (급한 일로 다음날 철수)

둘쨋날 저녁에 목장갑님 오시고 

셋째날 저녁에 6자쏘가리님, 태공준님 및 팔당 붕어님 등이 오시고

같은 카페 멤버로 계시는 연대장님도 오셨습니다.

목장갑님과 팔당붕어님은 사촌지간...^^

오늘 모인 분들은 양평권과 여주권 붕어 낚시 포인트에 대해서 박사님들이십니다...^^

 다음날 이른 아침 연대장님께서 연타석으로 손맛을 보십니다.

당찬 힘을 가진  남한강 붕어. 마음에 드셨는지요? ...ㅎ

아침에 보트 낚시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의견을 이야기 하고 있는 6자쏘가리님. 

바닥 지형을 꿰고 있더군요.

내용은 비밀입니다...^^

이번에 붕어에게 매우 미안했던 것은 

살림망이 고운 거머리망이라서 

전혀 생각을 못하였는데

하루종일 너울성 파도에 시달려서 

매우 피곤한 모습이었습니다. 

몇마리는 사진 찍기전에 방생하고  남은 고기들만 ...

다음부터는 커다랗고 길이가 긴 살림망을 마련하여 

온새미로 돌려 보내야겠습니다.

이번에 미안했다, 붕어들아.

순우리말 온새미로는 "자연 그대로 언제나 변함없이"라는 의미인데 

제 개인 불로그 이름이기도 합니다...^^ 

너무 속이 상했습니다...ㅠㅠ 

목장갑님이 멋진 포즈로 모델을 ...

가서 기력을 회복하고 잘 살거라. 

2박3일의 예정이 3박4일로 변경되었지만 

많은 붕어들과 만나면서 또한 반가운 조우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고 

귀가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