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지

평일 출조를 계획하고, 어디로 갈지를 고민해봅니다. 

늘가던 탄금호 입석낚시터를 생각해보고, 날씨를 검색해봤더니, 바람이 장난이 아닙니다.  초속 3~5m 에서 제대로 낚시를 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그러다가 의암호 원일낚시터가 물낚시를 시작했다는 정보를 보고, 날씨를 확인합니다. 초속 1~3m, 오호라. 원일낚시터에 문자를 넣어봅니다. 

"바람은 봄이라 매일 붑니다. 대신 요즘에는 밤에는 멈추네요"  결정!!! 이번 출조는 의암호 원일낚시터로 결정합니다.

의암호에서는 붕어 얼굴을 본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도 멋진 풍경에 하루 낚시를 하기에 충분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멋진 풍경의 낚시터가 하나 둘씩 사라져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의암호 원일낚시터도 이번달 말까지만 운영을 하신다고 합니다.   

평일 주중에 출조를 하다보니, 고속도로도 시원시원합니다.  

"붕어 얼굴만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  생각하기도 하고, "물낚시가 어디더냐.."라며 스스로 다독여보기도 합니다.  시작은 미약할지라도 그 끝은 창대할지니... ^^

원일낚시터에 도착하여 7번 좌대에 오릅니다.

7번 좌대 포인트입니다.  양쪽으로 수초가 정리되어 있고, 가운데에서 양쪽으로 낚시대를 넣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수심은 1.2m 정도로 다 비슷했습니다. 

다만, 바람이 걱정이고, 찌 몸통이 다 보일 정도로 물색이 맑아서 걱정입니다.  그래도 밤이 되면 바람이 자고, 조용할테니 밤낚시에 집중하면 입질은 볼 수 있겠지하며, 긍적적으로 생각해봅니다.

요렇게 낚시대를 펼쳐볼 생각입니다.

맨 왼쪽에 2.0, 좌측 수초대에 3대, 우측 수초대에 3대, 그리고 가장 오른쪽은 저번에 한마리가 나온 곳이라며, 추천해주시길래, 보험삼아 2.8대를 넣어 두기로 했습니다. 

좌측으로 부터 2.0, 3.0, 3.2, 3.2, 2.4, 3.2, 3.4, 3.0, 2.8 총 9대를 펼쳤습니다. 우측 3.0 대는 첨으로 모노 2.0에 업다운 슬림찌 중을 달았고, 나머지는 모두 카본 2호 원줄에 오월이를 장착하여 넣어두었습니다.   바람이 너무 심해 모노 원줄의 3.0대는 펼침과 동시에 다시 거두었고, 그리하여 모두 8대의 낚시대로 시작해봅니다.

왼쪽 수초대의 모습입니다.

오른쪽 수초대의 모습이고요. ^^

수초가 많아서 밑걸림이 걱정이 되었지만, 바닥 상황이 깨끗한편이라서 양바늘을 달아서 공략해봅니다. 바늘 한쪽에는 신페레 세트를 달아 붕어를 유혹하고 다른 한쪽에는 다이와글루텐3합으로 붕어 얼굴을 볼 수 있기를 기원하며, 바람이 자기를 기원하며 시작해봅니다.

저녁이 되자 바람이 서서히 자기 시작합니다. 잔잔한 물위에 서서히 빛을 더해가는 캐미를 보고 있자니,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낌니다.  물위를 비추는 7개의 캐미중에서 천천히 올라오는 불빛을 보고 싶은 마음이 한결 더 강해집니다.

근데, 왜 7개 이냐고요? ^^

사장님 추천으로 맨 오른쪽에 보험삼아 던져두었던, 2.8 대를 미끼를 갈아주려고 꺼내는 순간, 수초에 걸렸는데, 아 그만, 초릿실 부분이 아예 터저 버렸습니다.  그래서 2.8대를 걷어두고 7대로 본격적인 밤낚시를 시작해봅니다.  

날은 점점 어두어지고, 캐미의 불빛은 점점 더 선명해지고, 분위기 있습니다. 물이 들어오는지, 조금씩 찌들이 잠기고 있습니다.

저녁 7시 50여분경, 왼쪽 수초대의 가장 오른쪽 3.2 대의 캐미가 쭈~욱~ 올라옵니다.  순간 놀라서 챔질을 했는데, 늦었는지, 수초를 감아버렸습니다. 고기는 달려있는 것 같은데, 수초를 감아버려서 어쩔줄 몰라합니다.  무턱대고 당겨버리면, 줄이 터질 것 같습니다.  줄을 느슨하게 해서 고기가 스스로 풀게끔 나둬봅니다. 그랬더니, 정말 감겼던 줄이 풀리고 녀석이 나옵니다.

짜잔, 2017년 첫 붕어의 모습입니다.   고맙게도 녀석이 얼굴을 보여주었습니다.  늘 그렇지만, 흥분이 가라앉질 않습니다.  언듯보니 25cm 정도는 되어 보입니다. 작으면 어떻고, 크면 어떨까요. 붕어의 얼굴을 보게되다니.. 한껏 달아 오른 기분에 속으로 "아자아자"를 외치게 됩니다. 

흥분이 서서히 가라않고, 다시 찌불을 응시하면서,  그래 자기전에 딱 두 마리만 더 잡아보자 다짐을 하는 스스로를 발견합니다. 이번에는 좀 사이즈가 되는 녀석이 나와주었으면 하는 바램도 해보는 스스로를 보면서, 첨에는 물낚시가 어디더냐, 붕어 얼굴만 보면 좋겠다에서 사이즈를 생각하고 있는 스스로를 보자니,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욕심에 대한 벌인지 그 이후에는 아무런 신호도 주질 않습니다. 새벽을 기약하며, 12:30 경에 방에 들어가 잠을 청해봅니다.

띠리링~ 새벽 4시에 맞춰놓은 알람이 울립니다.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보니,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자기전 찌 모습 그대로 당차게 그 자리, 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

바람이 자서 춥다고는 못 느꼈는데, 떠놓은 바가지안의 물에는 살얼음이 잡혀있고, 물은 아주 차갑습니다. 

이제 새벽장을 봅니다. 밤새 자리를 굳건히 지킨 녀석들을 회수하여, 새로 미끼를 달아 던져둡니다.

그리고, 5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어떤 기대감도 없었던, 오른쪽 수초대의 가장 왼쪽 2.4대 짧은대의 찌녀석이 시원하게 올라옵니다. 물위를 퍼덕이는 녀석, 손에 느껴지는 감각이 월척임을 알려줍니다. 세상에나....

바로 이 녀석 입니다. 2017년 첫 월척. 그리고 의암호에서의 첫 월척.  빵이 빵빵한 31cm의 녀석입니다.  흥분을 감출 수 없습니다. 아하하하하하하. 어쩜 이리 이쁠까요. 사진에 담아 시간날때마다 꺼내어 봅니다. ㅋㅋ

조용히 마음을 다잡고 다시 찌불을 응시합니다.

괜시리 2.4대에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설마하며, 신경도 별로 안쓰고, 대충 던져두었던 녀석이 2017년의 첫 월척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낚시를 하면서 또 하나를 배웁니다.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자"

시간은 그렇게 흘러 어느새 날이 밝아옵니다. 반가운 햇님이 슬며시 얼굴을 비추어 줍니다. 이제 햇살이 퍼지며 조용했던, 주위도 잠이 깨기 시작하며 부산스러워집니다.

아침까지 낚시를 이어가 볼까 했는데, 찌몸통까지 보이는 상황이 낚시대를 거두게 합니다.  

이렇게 낚시를 마무리 합니다. 

두 녀석이 사이좋게 있는지 얼음이 잡혔습니다. 

녀석들을 줄 세워 봅니다.

2017년 첫 붕어 26cm

2017년 첫 월척 31cm

멋진 하루밤이었습니다.

의암호 원일 낚시터에서 멋진 하루를 마무리하고, 다시 새로운 하루를 시작해봅니다.

이렇게 멋진 풍경과 붕어를 보여주었던 의암호 원일낚시터는 이번달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한다고 합니다. 배위에서의 저 풍경도 이번이 마지막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끝이 있으면 또 다른 시작이 있기 마련이겠죠.  

또 다른 시작을 꿈꾸며, 달려나가 봅니다.

모두들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