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지

"가을"

이란 단어는 왠지 기분이 좋다

높은 하늘/맑은 공기/ 울긋불긋한 자연풍경 등

좋은 그림이 그려지는 기분 좋은 단어이다

낚시꾼에겐

가을이란 단어는 천고어비로 다가온다

겨울을 나기 위한 붕어들이 

에너지를 축적하기 위해 먹이사냥을 하기 때문에

가을의 약 한달은 

대물을 노려보기에 좋은 시기이다

5주간의 휴낚기를 보낸 후 오랫만에 가을 노지낚시를 떠난다

가을 노지낚시 여행이

꾼에게 어떤 기분 좋은 일을 추억으로 줄 것인지

막연한 기대감을 안고 출조지로 출발한다

공리저수지 전경

공리저수지는 약 9만평 규모의 계곡형 저수지로 

포인트는 최상류 수초지대와 제방 우안 중하류권으로 알려져 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의 공사를 통해 인공습지와 침강지 및 소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상류 소공원에는 체육기구와 작은 정자, 벤치가 놓여있고

둘레길을 따라 걸으면 한쪽은 저수지, 한쪽은 습지 둠벙으로 조성된 모습이다 

 최상류 둠벙 모습

두 개의 낚시 좌대는 있는데 정작 낚시꾼은 전혀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정자와 둠벙 사이의 포인트

당일 만수에 가까운 수위로 제방 우안 중류에는 자리가 없고

최상류에만 낚시 자리가 있는데

주로 정자와 둠벙사이의 포인트에 꾼들이 자리하고 있다

당일 장박하시는 꾼들이 몇 명 있고

나머지 자리는 꾼의 일행이 자리한다 

이 포인트는 다소 가파른 위치이고 뗏장과 마름 또는 말풀이 발달된 포인트이다

정자 앞 포인트 

물이 빠지면 편평한 포인트에 자리할 수 있으나 거의 만수상태라

역시 이 포인트도 약간 가파른 곳에 자리가 만들어 진다

상류의 또 다른 둠벙

일전에 출조시엔 자리가 없어 둠벙 둑에 자리했는데

이번에는 물이 차서 자리하기가 애매한 상태이다

둠벙 넘어 습지 형태의 작은 둠벙도 존재한다

꾼의 포인트

약간 가파른 경사 아래에 자리해야 하지만

앞쪽에 뗏장이 펼쳐져 있어 포인트로 정한다

뗏장넘어 마름과 말풀이 듬성 듬성 있으면 좋은데

뗏장이외에는 맹탕자리이다

정자와 둠벙 사이의 꾼의 포인트

둠벙에 가까운 쪽으로 둘레길 중간 중간 주차 공간이 있어

가파른 경사이외는 편한 자리이다

현재 몸 상태로 다소 위험한 자리이지만

짧은대 편성이 가능하여 선정한 자리이다 

장비의 미니멀화 및 간편화로 현재 가벼운 발판만 있어

자리가 궁색하다

중좌대라도 있으면 펼쳐놓고 다소 편안하게 앉아 

낚시할 포인트인데 아쉽다 

새벽에 약간의 비가 예보되어 있고 이슬을 피하기 위해

파라솔을 펼치는데 석축이라 고정이 만만치 않다

낚시대는 뗏장만 넘겨쳐 찌를 세웠기에 비교적 짧은대인

굿바디히트 2.2~3.2칸 12대를 편성한다

뗏장만 넘겨치면 바닥은 비교적 깨끗하고

수심은 왼쪽 1.3m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다소 깊어져 1.8m 정도이다

물색은 맑은 편이나 약간의 흙탕물색과 녹조가 다소 있다

 꾼의 채비

찌는 오월이 슬림찌, 원줄:세미플로팅 5호, 목줄:모노 3호(18cm), 바늘:구례 6호이며

봉돌은 유동황금봉돌과 스위벨을 이용하여 분할봉돌채비 형태로 사용한다 

미끼는 옥수수에 옥수수글루텐 보쌈을 사용하고

밤에는 지렁이도 사용할 예정이다

고요함 속에 낚시 준비는 마쳤다

다가올 밤의 요란함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가을 노지낚시의 전형적인 날씨속에 기분좋은 시간이다

원래 출조지는 해미의 신송저수지이다

올해 두번의 출조에 모두 월척붕어를 만난지라 기대감을 나고 도착했는데

헉!

물이 없다

아침 7시에 가까운 공리저수지에 도착한다

벼는 누렇게 익어 "지금 가을이다"라고 말한다

 장박하시는 몇 분과 다른 일행 몇 분이 낚시중이다

일행 몇 분이 오전에 철수한다는 말을 들었지만

포인트 선정이 고민이다

팔묜(권석구) 형님과 통화 후 어신(김철규) 형님께 고북저수지 상황을 알아보고

고북저수지로 향해 포인트 탐색을 한다

언젠가 꼭 한번 출조하리라는 생각이 들만큼 고북저수지의 포인트 상황은 좋았으나

일행들이 모두 자리하기엔 여건이 좋지 않다

공리저수지로 다시 돌아오니 몇 분의 일행들이 철수 한 후라

자리가 생긴다

새벽 출발 그리고 오전 몇 시간동안 포인트 탐색으로

좋지 못한 몸 상태가 갑자기 다운된다

자리에 의자만 갖다놓고 차에서 휴식차원에서 잠을 잔다

맨 먼저 아일(이병선) 형님이 도착하여 둠벙 둑에 자리한다

12시경 팔묜(권석구) 형님도 도착하여

정자 앞쪽에 낚시대를 편성한다

14대를 펼친 것을 보니 오늘 붕어 보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듯하다

아일(이병선) 형님이 준비한 회와 오징어 순대로 

점심을 먹고 시원한 맥주도 한잔 한다

오후에 애붕(박병구) 형님이 도착하여 편한 자리에 낚시대를 편성한다

꾼은 오후 늦게 낚시대를 편성한다

몸이 좋지않아 많은 시간 낚시를 할 수 없고

무리하지 않고 쉬엄 쉬엄 낚시할 생각이다

가장 늦게 솔바람소리(조필행)님이 도착하여 꾼의 우측에 자리한다

모두 모였으니 장어를 안주 삼아 가볍고 한잔씩 하며

저녁을 먹는다

꾼은 5주만에 만남이라 이런 저런 이야기로 시간이 많이 간다

밤낚시 준비를 할 시간이다

이 시기에 공리저수지는 낮 낚시는 거의 되지 않고

밤낚시에 붕어가 얼굴을 보여주기 때문에

밤낚시 준비를 철저히 한다

찌는 미동도 없지만 찌 주변에 옥수수와 집어용미끼를 뿌리기도 하고

낚시대를 회수하여 미끼 점검도 부지런히 한다

바른 오른쪽 솔바람소리(조핑행)님도 

꾸준히 미끼 교체를 하며 붕어를 기다린다

밤 9시경 단톡방에 팔묜(권석구) 형님이 37cm 허리급 붕어 사진을 올린다

먼 뗏장을 넘겨친 6.0칸 낚시대에서 허리급 붕어를 낚았다고 한다

정자 왼쪽 둠벙위의 습지에서 낚시중인 장구라(장동열)님이 작은 붕어 사진을

올리며 찌가 멋지게 올라온다고 연신 자랑이다

10시경

갑자기 별이 보이지 않고 먼쪽에서 번개가 친다

갑자기 돌풍이 불어 파라솔이 뒤집어 지고

굵은 비가 장대같이 내린다

엄청난 돌풍에 파라솔만 겨우 접어 던져놓고

차로 피신하다

모두 차로 피신했는지 카톡으로 확인하고 

피곤한 몸을 따뜻한 매트에 누웠는데 골아떨어 졌나 보다

아침에 일어나니

장박꾼의 본부석이 날아가 둠벙에 빠지고

윤태공(윤기병) 형님의 파라솔은 100미터를 날아가고

장구라(장동열)님은 날아가는 파라솔을 잡다가 같이 공중부양했다는 

웃지 못할 상황으로 시끄럽다

꾼의 자리는 초토화 상태이다

낚시대는 뒤엉켜 엉망이고 5개의 찌는 수초속에 잠겨 보이지도 않는다

미끄러워 바로 내려 가지 않고

아침 식사후 천천히 자리로 돌아가 정리한다

수초속에 쳐박힌 찌를 회수하니 작은 배스가 여러대의 낚시줄을 감아놨다

붕어였으면 웃으며 채비를 정리할텐데

배스라 약간 짜증도 난다

간밤에 제법 많은 비로 둠벙에서 물이 계속 을러나온다

팔묜(권석구) 형님의 허리급 붕어

간밤에 형님이 낚은 붕어 구경 간다

약간 줄었는지 36cm 가 넘는 허리급 붕어이다

채색 체고가 좋은 붕어이다

아일(이병선) 형님의 물놀이

어제 수초 제거기의 수초낫이 물에 빠져

건지려고 물에 들어 갔는데 꽤 깊다

어제 포인트 탐색차 돌아다니다 보니 "남당항 대하축제" 현수막을 보았다

오랫만에 살아있는 대하로 껍질을 까서 회로 먹고 싶어 형님 몇 분과 남당항을 향한다

생으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대하의 맛은 언제나 맛있다

올 봄부터 꽃게찜 노래를 불러 몇 마리 구입해 쪄주니

혼자 4마리를 다 먹는다

소라도 몇 마리 구입해 삶아 썰어 먹으니 꿀맛이다

낮낚시가 전혀 안되니 장박꾼들은

낮엔 휴식 밤엔 집중 낚시를 이어간다

애붕(박병구) 형님은 치통으로 술을 못 드셔 

낮인데도 자리를 지키며 낚시를 하고 있다  

가을 노지낚시의 한 장면

간밤에 겪었던 자연의 무서움과 오늘 낮시간의 자연의 포근함이 대조적이다

꾼은 체력적으로 힘이 들어 솔바람소리(조필행)님의 도움으로

장비를 철수 하고 이곳 저곳 기웃거리며 가을을 느낀다

팔묜(권석구) 형님의 쌍 허리급 붕어

이틀날 밤낚시에 또 다시 허리급 붕어 한수를 추가해

쌍으로 허리급 붕어를 만났다

간밤에 습지 둠벙으로 이동한 솔바람소리(조필행)님은

잔챙이 붕어지만 마리수로 찌맛을 즐겼다고 한다

붕어는 다시 그들의 노리터인 저수지로 돌려보내고

아침을 간단하게 한 후 쓰레기를 잘 처리하고 각자 집으로 향한다

오랫만에 출조하여 가을의 정취를 느낀 노지낚시

정작 3시간 정도의 낚시 시간만 허락하였지만

가을 노지낚시를 즐기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첫째날 출조지를 선정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허비했고

밤에 자연의 무서움도 맛보았으며

둘째날 자연의 포근함도 느꼈다

탐색한 포인트마다 자리한 꾼들로 부터

가을 대물붕어 낚시를 향한 열정도 느꼈으며

 오랫만에 함꼐한 조우들과의 맛난 먹거리를 즐기며

재미난 시간도 가졌다

이번에 만나지 못한 붕어는 다음에 만나면 되고

그저 자연과 현재 몸 상황에 맞게

잘 즐긴 출조였다

감사합니다

일산꾼@이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