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지

6월말인데 벌써부터 무덥고 뜨겁다

이런 와중에도

매달 2, 4째주만 출조를 할 수 있는지라

낚시에 대한 목마름이 심하다

대신 요즈음 출조시에는

금요일 오후에 출발하여 2박3일 일정으로 낚시를 함으로서

목마름을 해소 하고 있다

주말 낚시사랑 충청지부 정출이 예정되어 있지만

전날 금요일에 한달전 출조하여 입질을 받지 못한 조그마한 소류지에서

다시 1박낚시로 재도전하고 토요일 오전에 정출장소로 이동할 계획을 세운다

소류지에 도착하니 전날부터 낚시를 진행한 일행 네명과

두분의 다른 출조객이 낚시를 한 후 한낯 낚시를 포기하고 각자 휴식을 취하고 있다

소류지를 둘러보니 딱 두 자리가 비어 있다

본부석과 가까운 쪽은 잠시후 도착할 팔묜(권석구) 선배님께 양보하기로 하고

꾼은 선택의 여지없이 비어있는 한군데를 차지한다

한 눈에 보기에도 물속 상황이 복잡하여 오늘 힘든 낚시가 예상된다

무덥지만 밤낚시를 위해 장비를 셋팅하고

파라솔로 그늘을 만든 후 수건으로 흐르는 땀을 딱아낸다

앞쪽은 어리연이 자라고 있고 소류지 대부분은 말풀이 빼곡하다

찌를 세울만한 구멍을 찾아 낚시대 한 대씩 편성하며 찌를 세워보지만

채비 안착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물속의 말풀 넝쿨이 빼곡하게 자리하고 있어 수십번 던져야 겨우 찌를 세울 수 있지만

밤낚시에 지금 찾은 저 구멍에 찌를 던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겨우 8대의 낚시대(3.2~4.8칸)를 편성한다

가운데 부분에 2대정도 낚시대를 더 편성하면 좋을텐데

아무리 던져도 찌가 세워지지 않아 포기한다

왼쪽은 찌 세울 공간이 아주 작고 여러번 투척해야 찌를 세울 수 있지만

오른쪽은 구멍이 작은 대신 찌는 비교적 수월하게 세워진다

수심은 약 1m 정도이고 물색은 투명할 정도로 맑다

날이 밝을 때 많은 투척으로 말풀도 조금씩 걷어내고

찌를 세우는 구멍의 위치를 몸으로 읽혀야 밤낚시가 가능하다

약 한달전에 출조하여 낚시를 할 때 옥수수만 사용하였는데

2박동안 입질을 한번도 받지 못하였다

오늘은 글루텐 떡밥낚시를 할 생각으로 미끼를 제조한다

꾼의 채비는 스위벨분할봉돌 채비이다

다만 오늘은 구멍에 찌를 세우기가 너무 힘들것 같아 유동황금봉돌을 스위벨쪽으로

내려 원봉돌 채비 형태로 전환하였다

찌는 쌍둥이오월이의 단찌를 사용하였으며

원줄은 세미플로팅 3호, 목줄은 카본 2호(18cm)를 사용하였고

바늘은 감성돔(지누2호) 바늘을 사용하였다

모든 준비를 끝마치고 밤낚시 준비를 한다

입질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뜰채도 준비하고

스마트케미와 모기향도 미리 준비한다

햇볕이 너무 강하고 소류지 물이 맑아 낮낚시는 잘 안되기 때문에

포인트를 벗어나 시원한 얼음물로 목을 축인다

여름철 계곡지나 소류지 낚시를 몇 번 해보니 이제 조금씩 적응된다

밤낚시에 집중하기 위해 낮엔 휴식을 취할수 있고

찌세우기가 힘든 만큼 옥수수를 바늘에 끼워 입질을 기다리는

소위 지지는 낚시를 행해야 하기 때문에 어찌보면 다소 여유가 있다

팔묜(권석구)선배님도 도착하여 장비를 셋팅한 후 낚시대를 편성중이다

제방쪽에 자리한 조사가 군계일학 월척원정대 회원분이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니 “마님돌쇠구먼유(이하 돌쇠님으로 약칭) 한웅희님이시다”

이곳에서 우연히 군계일학 회원을 만나니 무척 반갑다

돌쇠(한웅희)님은 전날부터 낚시를 했는데 오늘 새벽에 두 번 입질을 받았지만

붕어를 낚아내지는 못하였다고 한다

낮엔 휴식을 취한 후엔 낚시줄에 수초제거용 도구(일명 특공대)를 장착하여 부지런히

캐스팅하면서 말풀을 제거하고 있다

밤낚시를 위해 이른 저녁을 먹는다

돌쇠(한웅희)님도 초대하여 같이 식사하면서

오늘밤 모두 입질 받기를 덕담으로 나눈다

팔묜(권석구)선배님의 여름철 별미 팥빙수가 장구라(장동열)님의 보조로

즉석에서 만들어져 우린 더위를 식히면서 밤낚시 전투를 다짐한다

소류지는 고요하다

모두 전자캐미로 교체하여 투척한 후 붕어의 어신을 기다리며

초집중 상태를 유지한다

돌쇠(한웅희)님의 45cm 우리붕어

체고는 그렇게 높지 않는데

꼬리가 유난히 길고 말풀속에서 자란 붕어답게

채색이 까맣다

늦은밤

건너편 하갱(김학영)님이 월척 한수를 낚아낸다

정말로 오랜만에 붕어를 낚았는데

겨우 월척이라 하면서 아쉬워하는 소리가 들린다

잠시후 왼쪽의 장구라(장동열)님이 강한 챔질은 한다

“할말이 없네”

“대물터에서 8치 붕어가 왜 나와”라고 하면서 투덜된다

새벽3시까지 낚시를 이어갔지만

꾼은 한번의 입질도 받지 못했다

약 2시간 휴식하고 새벽낚시를 하고자 자리에 앉으니

제방쪽 꾼들은 모두 열심이다

팔묜(권석구)선배님도 새벽낚시에 집중한다

아침 7시30분까지 낚시를 진행해 보는데 입질이 없다

본부석으로 가서 커피를 만들어 소류지의 모든 꾼들에게 한잔씩 건네고

자리에 다시 앉는다

약 5분 후에 가장 긴 4.8칸대의 쌍둥이오월이가 쏫아오른다

두손으로 강하게 챔질하는데 낚시대만 날리고 붕어 달린 찌는 그 자리에 동동거린다

초릿대에 묶은 원줄이 풀렸나갔다

4.8칸대라 거리도 다소 멀고 수심도 있어

말풀을 헤쳐나가는 모습이 보고 있자니 꾼의 가슴이 탄다

붕어를 뜰채속에 담고 하는 말

“선배님. 4짜는 안되고 허리급정도입니다”

라며 붕어와 채비를 모두 건져 나온다

꾼과 돌쇠(한웅희)님이 합작하여 낚은 34cm 월척붕어

역시 꼬리가 길다

꾼도 안타까워 하며 선뜻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같은 동호인이라고 물속에 들어가 붕어를 건져 나오는 모습을 보니

정말로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로

“역시 우린 군계일학이다“라고 속삭인다

9시경

정출 모임에 참석하여야 하기에 꾼과 팔묜(권석구)선배님은 장비를 정리하여

차로 옮긴 후 남아있는 분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제방에 모이는데

돌쇠(한웅희)님이 가장 짧은대에서 입질을 받아 43.5cm 우리붕어를 한수 더 낚았다

총 2박낚시에 4짜 두수로 대박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돌쇠님. 4짜 두수 축하합니다”

일행들과 헤어지면서

소류지에서의 하룻밤 낚시의 추억 한 장을 만든다

철수할 때 꾼의 주위에 널부러진 쓰레기를 봉지에 담아 청소했다

여름철 소류지에서 짧은 1박낚시

많은 일들이 일어난 즐거운 낚시였다

항상 만나면 즐거운 레전드방 선후배님들과 함께한 시간도 좋았고

하룻밤에 4짜 두수를 낚는 모습을 목격했으며

무엇보다 동호외 회원이라는 끈끈한 정을 함께한 낚시였다

꾼은 생각한다

이번 낚시의 반대 경우가 발생하면 꾼은 물속으로 들어갈 것인가?

꾼의 터진 붕어도 꺼내려 들어가지 않는데

남의 붕어를 꺼내려 입수할 수 있겠는가?

마님돌쇠구먼유(한웅희)님의 행동은

꾼에게 참으로 아름답게 다가왔다

군계일학 동호회 회원이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아마도 의리의 돌쇠님이라 그렇지 않았을까?

마님돌쇠구먼유(한웅희)님

“4짜 두수 축하하고, 개인 기록 달성도 축하합니다”

비록 꾼의 붕어가 4짜는 아니었지만

다음에 만나면 정말로 맛나는 식사 대접할게요

그리고 수초제거용 특공대 선물도 고마워요

감사합니다

일산꾼@이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