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지

주말꾼으로서 8월말부터 한 주도 빠짐없이 출조하다 보니

손목/어깨에 약한 통증이 있고

팔꿈치에 엘보 증상도 있어

이번 주말에는 출조를 하지 않고 쉬고 싶은데

아주 친한 후배들이

소모임(땡클럽)을 만들어 동출하고 있는데

이번 주말 2020년도 납회 출조를 한다며

모임의 고문인 꾼을 초대한다

꾼의 평소 생각은

"불러주면 고맙게 가는것이다"

"불러줄 때가 좋다"

초대에 응해 출조해서

몸 상태가 여의치 않으면 늦가을 정취라도

흠뻑 느끼고자

이번 주말도 꾼은 물가를 향한다

몇 년만에 찾는 광시 근처의 무한천 수로이다

정확한 위치는 홍성군 장곡면 천태리에 위치해 있다

수로 옆의 둑을 따라 가다보니

바람에 갈대가 나부끼는 모습이 늦가을이다

잘익은 벼를 추수하고 있는 농부의 모습도 늦가을이다

 온 산이 노랗고 붉은색으로 덮혀있는 모습도 늦가을이다

 이곳은 몇 년전 찾아 낚시를 하고

엄청나게 쌓여있던 쓰레기를 치운 기억이 있는 곳이다

이번 출조에서 보니 곳곳에 쓰레기 봉지가 쌓여있긴 하지만

몇년 전에 비해 많이 깨끗한 편이다

수로 가운데에 어리연이 듬성듬성 펼쳐져 있다

 어리연이 다소 멀리 자리하여

약간의 통증이 있는 꾼으로서는 다소 무리를 하겠지만

맹탕지역보단 어리연이 있는 포인트가 좋을 것 같아 꾼의 포인트로 정한다

오늘 밤부터 기온이 많이 떨어진다는 예보로

올해 처음으로 텐트까지 펼쳐 장비를 설치한다

1년만에 꺼낸 텐트에 약간의 냄새가 나지만

오늘 펼침으로서 냄새는 제거되고 겨울 시즌에 유용하게 사용할 것이다

자리는 평탄하여 안전한 낚시 포인트이다

 북서풍이 다소 불고 약간의 통증이 있지만

어리연이 다소 먼곳에 위치하여 어쩔수 없이

비교적 장대로 어리연 가까이에 찌를 세운다

낚시대는 굿바디히트 2.8~4.8칸 10대로 편성한다

시작 때 물색은 좋은편이나 밤낚시부터 추위로 물색은 점 점 맑아진다

어리연의 밑걸림이 다소 있으나 지긋이 당기면 당겨져 나온다

수심은 1m 전후로 일정하다 

꾼의 채비

찌는 오월이 슬림찌를 사용하였고

원줄은 세미플로팅 4호, 목줄은 합사 2호(18cm), 외바늘 벵에돔 6호로 채비하였고

봉돌은 유동황금봉돌과 스위벨을 사용하여 분할봉돌채비를 하였다 

집어제는 쪼르레기와 옥수수를 뿌리고

입질용 미끼는 옥수수와 글루텐을 사용한다

 장비를 설치하고 나니 바람중에도 추위를 막아준

햇님이 서서히 저무는 시간이다

땡클럽 멤버들

왼쪽 부터 레전드전설(박응순)/땡이(최혜경)/꼼지(이원일)/외도남(박영호) 님 

오늘 밤낚시는 아마 진행하지 못할것 같다

명색이 납회라 맛있는 음식을 먹고 환담을 나누는 시간이다

불멍에 맛있는 음식들로 우리들의 밤은 지나간다

1시간 정도 자리로 돌아와 낚시를 해 보지만

갑작스런 기온 하강으로 적응이 덜된 몸이 엄청 차다

기온 하강으로 물색이 맑아 지면서 입질도 없다

새벽 4시30분경 자리로 돌아와 아침낚시를 시작한다

텐트와 난로가 있음에도 몸이 자꾸 떨린다

떠논 물이 살짝 얼었으니 영하로 떨어진 것인가?

무척 반가운 아침 해가 쏫아오른다

물안개는 더욱 더 많아지며 표면에 꿈틀댄다

 8치는 넘고 9치는 안되는 깨붕어가 한수 나온다

크지도 않은 붕어가 좌우로 째는 힘은 좋다

  꼼지(이원일)님과 땡이(최혜경)님

땡이(최혜경)님 자리인데 꼼지(이원일)님이 대를 펼치는 모습이다

 레전드전설(박응순)님의 턱걸이 월척

"옥수수에 나왔어요"

외도남(박영호)님의 9치 붕어

"붕어도 낚을 줄 아네"

바람이 다소 강하게 터지기 시작한다

 근처 광시로 나가서 맛있는 육회와 갈비탕으로 점심을 한다

차에서 휴식을 취한 후

밤낚시 준비를 위해 자리로 돌아오니 해가 산 넘어가는 시점이다

밤낚시 분위기는 좋은데 기온 하강으로 물색이 맑은게 걱정이다

후배들이 준비해 준 의자용 온열매트와 

난로를 켜니 견딜만 하다

5명의 동출자는 오늘 밤낚시에 최선을 다한다

제일 오른쪽 10번 낚시대의 찌불

야간 촬영을 하고 있는데 꾼의 제일 오른쪽 찌가 붉은색으로 변하면서

몸통을 찍고 다시 내려간다

"이게 20초 노출시간에 고스란히 잡히니 신기하다"

"땡아! 내 낚시대 제일 오른쪽 찌 올라온다"라고 소리치니

달려가서 챔질 할 생각은 안하고

"형님 3번 5번도 찌가 올라 왔었어요" 라고 대답한다

"으이구 머리야~~"

화보를 만들며 꾼의 인생샷이라는 사진을 얻는다

몇년전 양구 공수리 물안개 사진이 그 중 하나이고

오늘 아침

 아침 햇살과 물안개 그리고 나무사이의 파라솔 배경이 또 다른 하나가 될 것 같다

 어젯밤 두 눈 뜨고 찌오름을 놓쳤던 그 장면이

아침 이 사진 하나 얻은것으로 아까움을 대신한다

일행 총 조과는 4수이다

 그중 턱걸이 월척 1수와 8치~9치 3수이다

월척을 낚은 레전드전설(박응순)님의 인증샷

마지막으로 땡클럽의 단체샷을 남기고 2020년 땡클럽 납회는 마무리한다

쓰레기는 잘 정리하고 광시의 아침 식당으로 이동하여 처리한다

인연이란?

"사람들 사이에 맺어진 관계"일 것이다

좋은 맺음도 있고 나쁜 맺음(악연)도 있을지다

좋은 인연은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고

그렇게 되기 위해 서로 서로 노력해야 한다

좋은 인연이 깨지는 것은 사소한 일에서 부터 시작되고

깨진 인연은 애초 맺지 못함보다 못한 경우가 많다

땡클럽 후배들과의 좋은 인연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고

명함뿐인 고문이지만

가끔씩 동출하여 그 인연의 이어짐에

노력도 해야겠다

끝으로

선배라고 좋은 먹거리로 대접해 주고

이것 저것 잘 챙겨준 후배들에게 고맙다

감사합니다

일산꾼@이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