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지

주말 피서(避暑) 낚시를 1박2일 계획한다

피서(避暑)란 “더위를 피해서 시원한 곳으로 옮김”이란 뜻이므로

피서낚시(避暑樂時)란 “더위를 피해서 시원한 곳으로 옮겨 즐거운 시간을 가진다” 정도의 뜻일 것이다

배수기이며 혹서기인 요즈음

강계낚시나 배수로 인해 포인트가 만들어지는 계곡지를 찾아야 그나마

고생도 덜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질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여

꾼은 피서낚시로 계곡지를 찾아간다

예당저수지를 거쳐 광시로 넘어오는데 예당저수지 수면이 노출될 정도로 많은 배수가 이루어져 있다

계곡지로 올라서는 우거진 길에 반쪽은 햇볕이고 반쪽은 그늘이다

과연 오른쪽의 그늘처럼 제대로 된 피서낚시를 즐길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하다

제방에 올라 잠시 차를 주차하고 계곡지를 바라본다

충청남도 청양군 비봉면에 위치한 3만평의 계곡지-관산지이다

1989년에 준공한 관산지는 3만평의 저수지로 물이 맑고 깊으며 Y자 모양의 저수지로

저수지 절반이 접근하기 힘든 직벽으로 되어있다

수려한 경관이 일품이지만 낚시자리가 적어 배수기에야 낚시자리가 많이 생기고 대어들이 낚이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제한적인 낚시자리로 상류권인 큰골에서 붕어낚시가 행해지며

제방 오른쪽 골인 구적골은 접근하기가 아주 까다롭다

붕어, 잉어, 동자개 등 어자원이 아주 풍부하고 수질이 깨끗하며

한여름에도 밤에는 추워 두터운 외투가 필요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최상류의 돌탑

정성스럽게 돌탑을 쌓으면서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

돈, 명예를 위한 출세를 빌었을까? 아님 건강을 빌었을까?

꾼은 단지 하룻밤 즐거운 피서낚시를 빌어본다

가좌리꽝조사(정보인)님과 포인트를 물색하던 중

다소 가파른 길을 내려가 자리잡은 레전드전설(박응순)님의 옆자리로 오늘의 포인트를 정한다

길이 험해 간단하게 자립다리만 이용하였고 햇볕을 피하기 위해 파라솔을 설치한다

피서낚시답게 평상시보다 적은 7대의 낚시대(3.6~4.8칸)를 편성한다

장애물이 전혀 없는 포인트라 스위벨 분할 봉돌 채비(유동황금봉돌+스위벨)를 이용하였고

원줄과 목줄은 세미플로팅 라인 그리고 쌍둥이 오월이 단찌를 장착하였고

바늘은 다소 적은 지누1호를 준비하였다

옥수수와 자생새우가 잘 먹인다는 정보로 새우채집망을 물속에 던져놓고

옥수수로 일단 시작을 한다

수심은 1m30~2m 정도이며 물속 바닥은 깨끗하여 밑걸림이 전혀 없는 편한 낚시이다

레전드전설(박응순)님과 가좌리꽝조사(정보인)님도 좌측에서 낚시대를 편성중이다

반대편 먼곳에 보팅낚시를 하는 조사님도 있다

주로 새우 채집을 하면서 붕어 낚시를 하고 있다

배수로 인해 수몰나무가 군데군데 노출되어 있는데 수초가 없는 계곡지이니

그나마 괜찮은 그림을 만들어 준다

관산지 파노라마

햇볕에 너무 강해 일행들 모두 점심으로 광시에 나가 육회비빔밥을 먹고

시원한 냉커피도 한잔씩 하며 자리에 돌아와 각자 낚시를 시작한다

노지 바닥낚시를 즐기는 레전드전설(박응순)님의 여유로운 모습과

내림낚시를 즐기는 가좌리꽝조사(정보인)님의 끊임없는 집어 모습이 대조적이다

꼼지(이원일)님은 바로 맞은편에 낚시대를 편성하고 찌오름을 기다리고 있다

멀리 반대편에 자리한 자연산(이의기)님과 솔바람소리(조필행)님도 낚시대를 편성한 후

붕어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오후 4시경

햇볕은 강하지만 파라솔이 만들어 주는 그늘아래에서 살랑살랑 불어주는 바람으로

그렇게 덥지 않은 낚시를 즐기고 있는데 팔묜(권석구)선배님이 시원한 팥빙수를 만들어 놓고 모든 일행을 부른다

일행들은 시원한 팥빙수를 먹으며 오랜만의 만남에 수다를 떤다

역시 내림낚시가 빠르다

계속된 집어로 첫입질을 받은 가좌리꽝조사(정보인)님

생각지도 않게 떡붕어 월척을 낚고 연이어 떡붕어 한수를 더 추가한다

떡붕어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토종 입질을 기다리다

떡붕어를 만나니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photo by 가좌리꽝조사)

서울 경인 지역은 폭음경보라 하는데 이 저수지는 그렇게 덥지 않아

꾼도 열심히 낮낚시를 이어간다

옥수수를 끼워 던져놓고 약간의 시간이 지나면 입질 표현을 없는데 옥수수를 갉아먹은

표시가 난다

갑자기 느긋한 옥수수 낚시가 마치 떡밥낚시처럼 바쁘다

쌍둥이오월이의 시원한 오름에 챔질하니 5치 황금붕어가 날아온다

보트낚시꾼도 그늘쪽에 보트를 대고 밤낚시 준비를 한다

낮동안 뜨겁게 내리쬐던 태양도 산넘어 가고 나니 비로소

포인트가 그늘이 되고 계곡지 특유의 골바람도 부니 시원하다

모두 모여 이른 저녁을 먹는다

소막창을 구워 소주 한잔도 서로 나누고

오이와 미역이 들어 있는 시원한 멧국(냉국)에 밥을 말아 먹으니 피서낚시가 제대로이다

식사후 자리에 오니 오른쪽 4.0칸의 쌍둥이오월이가 춤을 춘다

기대감을 가지고 챔질을 했는데 차고 나가는 모습이 영락없는 잉어이다

랜딩중에 4.4칸 낚시대 5번이 뚝 부러진다

옆의 가좌리꽝조사(정보인)님의 한마디

“형님. 완전히 잡조사가 다 되셨네요”

꾼이 요사이 향어, 잉어, 붕어등 다양한 어종을 낚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건너편 팔묜(권석구)선배님의 챔질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붕애 한수를 낚아내고 있다

“하루 한수의 붕어면 조업 끝”을 외치는 팔묜(권석구)선배님이시기에

아마 오늘 낚시는 끝난듯하다

밤에 바람이 잦아 들어야 정상인데

골바람이 더욱 더 심하게 분다

가좌리꽝조사(정보인)님과 꾼은 연신 입질을 받아 붕어를 낚고 있다

그러나 붕어 크기가 4~5치이고 6치면 그나마 큰 붕애이다

밤이 깊어 가는데도 붕애만 낚여 채집한 자생새우를 4대의 낚시대에 끼워 던졌다

새우미끼에 쌍둥이 오월이 찌의 예신에 이은 중후한 찌오름에 챔질하니 동자개이다

또 다시 다른 낚시대의 새우 미끼에 동일한 찌오름에 역시 동자개이다

“새우에 왠 동자개가 올라오냐”

“입질 표현은 마치 대물 붕어 입질인데...”

 라며 투덜된다

11시경

다소 서늘한 온도속에 우린 본부석에 모여 야식을 즐긴다

죽순과 면사리를 넣은 골뱅이 무침과 복숭아 통조림을 먹으면서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가좌리꽝조사(정보인)님과 새벽 1시까지 낚시를 이어가는데

입질은 많은데 붕어 크기는 오히려 더 작아져 3~4치 붕애가 나온다

바람은 더 강해져 초속 3~5m 정도이다

차에서 휴식을 취하고 아침 5시에 자리로 돌아오니 여전히 바람은 세차다

더 이상 낚시를 해도 의미가 없을 것 같아 낚시대 한 대씩 정리하며

이번 출조를 정리한다

토종터 저수지 답게 잉어, 떡붕어, 토종붕애, 동자개 등 어종이 다양한다

포인트 주위에 흩어져 있는 쓰레기를 모아 정리하고

본부석에 모여 라면에 식은 밥 말아 아침을 해결한다